재계 신년사로 본 새해 경영전략… ‘고객’·‘도전’·‘변화’ 등에 방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02 11:13

삼성 "다시 한 번 한계의 벽 넘자" 도전의식 강조



SK "찐팬 만들자" LG "고객감동 키워야" 롯데 "변화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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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부터).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주요 기업 리더들이 2023년 신년사를 통해 ‘고객’, ‘변화’, ‘도전’ 등을 강조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상황에 전쟁, 무역 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직원들의 전향적인 자세 전환을 주문한 게 올해 신년사의 특징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오전 열린 시무식 자리에서 "위기 때 마다 더 높이 도약했던 지난 경험을 거울삼아 다시 한 번 한계의 벽을 넘자"는 메시지를 냈다. 회사가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짚으며 도전의식을 환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한 부회장은 "과감한 도전과 변신으로 도약의 전환점을 만들자"며 "현재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위상과 경쟁력이 달라진다. 경영 체질과 조직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미래를 위해 더욱 과감하게 도전하고 투자하자"고 말했다.

SK그룹과 LG그룹은 ‘고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구성원들에게 이메일로 새해 인사를 전하며 "이제는 기업에게도 ‘관계’가 중요한 시대다. 나를 지지하는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내가 어떤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는지가 곧 나의 가치"라며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관계의 크기와 깊이,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의 크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영상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은 내가 만드는 고객가치의 해"라며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 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2019년 취임 후 첫 신년사를 통해 LG가 나아갈 방향이 고객임을 강조한 후,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진화·발전시켜 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변화와 혁신의 중요성을 화두로 던졌다. 신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내고 "영구적 위기 시대의 도래는 우리가 당연하게 해왔던 일과 해묵은 습관을 되돌아 보게 한다"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함께 도전해 ‘새로운 롯데’를 만들자"고 전했다. 신 회장은 이어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인후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변화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함해 지속적인 신사업 확장과 사업 재편 같은 미래 지향적 경영 활동을 지원할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한 시기"라며 "다양해진 사업, 지역, 인적 구성에 맞는 글로벌 최고 역량을 갖추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유연한 조직 문화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은 위기이자 큰 도약의 기회"라며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자"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항공산업이 다시 정상궤도에 들어서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항공 정상화에 대비해 수요 선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새해는 우리에게 새로운 50년을 시작하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변화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생각과 자세를 가져야 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은 "더욱 거친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우리가 잘 준비돼 있다는 사실에 자신을 갖고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자"고 제안했다.

GS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은 ‘생존’을 위해 위기 극복에 전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유례없는 경기 침체 상황 속 현장 인재에 기업 생존이 달렸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위기의식은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한다"며 "위기 대응 능력이 곧 경쟁력"이라고 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수요둔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변화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며 "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지만,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기보다 우리만의 성장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코오롱그룹은 리더 대신 최우수 성과 사원이 새해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최재준 코오롱모빌리티 부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코오롱만의 성장 법칙으로 위기 너머의 기회를 향해 행동해야 할 때"라고 했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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