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의 맛잘알] 햇반, 즉석밥 넘어 프리미엄 건강식 자리매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03 17:30

■ CJ제일제당 '햇반'의 진화



끼니 때우는 역할서 일상식·기능식 인기



고단백 저열량 비건·메디푸드로 건강관리



국내 66% 차지 1위…美 4천곳 입점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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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마트 매대에 진열된 CJ제일제당의 햇반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과거에 비상식(非常食)에서 일상식(日常食)으로 자리잡은 CJ제일제당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이 건강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메디푸드(환자용 식품)시장을 겨냥해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약국에 환자 친화형 제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채식 트렌드 확산에 따른 고단백 비건(Vegan, 완전 채식) 상품을 내놓는 등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프리미엄 건강밥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 사로잡기에 힘쏟고 있다.

3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식단 조절이 중요한 당뇨 환자의 맞춤형 일반식 접근성을 넓히기 위해 약국 프랜차이즈 ‘온누리약국’의 일부 매장에서 ‘햇반 곤약밥’과 기능성 햇반 ‘햇반 식후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을 선보이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100개 점포에서 시범운영 예정이었으나, 일부 지점에서 재고분 판매를 이어가는 상태다.

현재 온누리약국에서 판매되는 ‘햇반 식후혈당밥’은 기능성 원료인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이 들어가 같은 양의 쌀밥 제품보다 식사 뒤 당의 흡수를 완만하게 해 혈당 증가를 염려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곤약과 현미, 귀리 등 다양한 잡곡을 함유한 ‘햇반 곤약밥’도 식이섬유가 5g 이상으로 포만감이 높고, 칼로리도 160~165㎉로 낮은 편에 속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 같은 CJ제일제당의 시도는 여태까지 즉석밥이 약국에서 판매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약국에서도 약사 선택으로 식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주로 캔디류 등 목건강에 효과가 있는 제품이 대다수라는 업계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재고분 소진 후 운영 결과를 검토한 뒤 판매처와 협의를 거쳐 추가 판매 여부 등 사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가치소비 열풍으로 채식이 건강한 식문화로 떠오른데 주목해 식물성 햇반 제품 판매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한 ‘햇반 플랜테이블 그레인보울(160g) 병아리콩·할라피뇨 2종’이 대표 사례로, 제품에 따라 강낭콩·옥수수·피망·쌀·고추·병아리콩·보리·고구마 등 100%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국제 비건인증인 V라벨을 받아 신뢰감도 더했다.

특히, 260~280㎉의 낮은 칼로리에도 계란 흰자 약 2.6개 분량인 8g의 단백질을 함유해 다이어트식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냉장고·냉동고 없이 실온 보관할 수 있는 데다, 전자레인지로 1~2분이면 조리가 끝나기 때문에 운동 전후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같은 CJ제일제당의 행보를 놓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햇반 사업 다각화를 통해 현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996년 햇반을 처음 선보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 66%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먹거리가 다양화되며 소비자들의 즉석 식품 선택권이 늘어난 데다, 즉석밥 시장 규모도 성장세인 만큼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져 꾸준한 투자와 메뉴 개발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닐슨코리아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즉석밥 시장 규모는 지난해 5월 기준 4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4.8% 늘었다. 오는 2025년까지 5200억원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그치지 않고 CJ제일제당은 해외시장에서도 프리미엄 건강밥 ‘멀티그레인’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월마트 등 주요 유통 매장 4000여 곳에 입점을 확정한 이후, 그 해 11월부터 판매를 본격화했다.

미국 시장을 노린 이 상품은 2가지 이상 곡물을 섞은 즉석밥에 현지인 입맛에 맞춰 소금·오일 등을 더한 맞춤형 제품이다. 미국 시장 내 대다수 제품이 파우치 형태인 반면 국내 제품과 같은 용기형으로 고급화한 점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6400억원 수준이었던 미국 즉석밥 시장 규모는 매년 14%씩 성장하면서 오는 2025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가 상품 위주로 구성된 현지 시장에서 멀티 그레인과 같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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