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하이트진로, 과당 없는 '제로슈거 소주' 전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04 17:30

롯데주류 '처음처럼 새로' 젊은층 인기에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리뉴얼로 대응



감미료로 단맛 대체, 알콜 도수도 낮춰

'더 순하고, 부드러운 맛' 선점경쟁 치열

제로소주

▲오는 9일 하이트진로가 출시하는 제로 슈거 소주 ‘진로 리뉴얼’과 롯데칠성 주류부문의 ‘처음처럼 새로’. 사진=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꿀·과일에 함유된 단당류인 과당을 넣지 않은 ‘제로 슈거(Zero Sugar)’ 소주가 2030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얻자 주류사들이 앞다퉈 ‘무과당 소주’ 출시에 뛰어들고 있다.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는 최근 무과당 소주 신제품을 선보였다. 오는 9일부터 기존 소주 제품 ‘진로 이즈백’을 제로 슈거 콘셉트에 맞춰 ‘진로 제로 슈거’ 리뉴얼 제품을 출시한다.

당류를 빼는 대신 에리스리톨과 스테비아·토마틴 등 대체 감미료 함량을 조절해 맛을 보존한 것이 ‘진로 제로 슈거’ 제품의 핵심이다. 과당을 뺀 만큼 열량도 330칼로리(㎉)에서 320㎉로 줄였고, 기존 16.5도였던 알코올 도수는 16도로 낮췄다.

무과당 소주는 하이트진로에 앞서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9월 ‘처음처럼 새로’로 선수를 쳤다.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한달 만에 680만병, 3개월 만에 1400만병 판매기록을 세웠고,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2700만병이 팔리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연간 3조원 규모 국내 소주시장에서 하이트진로가 ‘참이슬’과 ‘진로 이즈백’을 앞세워 점유율 65% 이상을 기록하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이 17%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구도에서 주류업계는 하이트진로가 새 제품이 아닌 진로 리뉴얼로 무과당 소주 출시라는 초강수를 둔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참이슬’보다 젊은 세대 선호도가 높은 진로 제품을 저도수 제품으로 교체해 경쟁사 제품인 ‘처음처럼 새로’의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순하고, 부드러운 제품을 원하는 소비 경향을 반영해 제품 출시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정기적으로 소비자 조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미 리뉴얼 제품과 관련해 블라인드 테스트도 열어 호평을 얻았다는 설명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채널마다 납품 시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달 9일 생산에 돌입해 1~2주 내 전 유통망에 걸쳐 판매 예정"이라며 "아직 출시 전으로 광고 포스터 제작 정도이고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은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경쟁업체인 롯데칠성 주류부문은 ‘처음처럼 새로’로 무과당 소주 시장을 선점했다고 판단, 고객 인지도 높이기를 통해 방어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롯데칠성 주류부문은 ‘처음처럼 새로’의 성장세를 유지하되 올해매출액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이다. 이를 위해 올해 1분기에 주요 영업망 내 마케팅을 확대해 제품 입점률을 높이고, 브랜드 인지력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 주류부문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진로 이즈 백’ 리뉴얼 이후 영업망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 영업·마케팅팀도 마케팅 대응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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