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던진 중대선거구에 ‘좌우상하’로 의견분출…위성정당 연비제 폭탄까지 째깍째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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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국토교통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박수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대통령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던진 중대(中大)선거구제 도입을 두고 여야를 막론한 의원들이 이해득실 계산에 복잡한 표정을 내비치고 있다.

여당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야당에서는 찬성 의견이 제기될 뿐 아니라, 당색이 옅은 중부지방과 각 당 지지세가 강한 영호남 남부지방, 도시와 농촌 지역 간 차이까지 각양각색 의견들이 펼쳐지는 상황이다.

새해를 맞아 윤 대통령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로 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모든 선거구를 중대선거구제로 하기보다는 지역 특성에 따라 한 선거구에서 2명, 3명, 4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소(小)선거구제는 1개 지역구에서 1인만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구조다.

반면 중대선거구제는 지역구 몇 곳을 합쳐 한 개 선거구로 만든 뒤 다득표순으로 2∼4인을 선출한다. 때문에 공천장을 받고 나서는 후보들 수도 정당별로 달라질 수 있다.

후보들 인지도, 지역별 특성 등이 당락에 큰 변수가 되기 때문에 당장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의원들로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지역색이 비교적 강한 부산이 대표적이다.

영남권 최대 도시 부산은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실시되면 시범 지역에 포함될 가능성이 다소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5선 중진인 조경태 부산시당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제시한 중대선거구제를 실현해야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다"면서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에서 개인 인지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초선 의원들은 같은 당 후보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우려 섞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민주당 간사인 전재수 의원은 "지역주의 타파와 경쟁의 정치질서 구축, 정치 생태계 다양화를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대선거구제가 내년 4월 총선에 적용되기 위한 법 개정 시한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공직선거법 개정 시한은 총선 1년 전인 오는 4월 10일이기 때문이다.

또 이에 앞서 지난 총선에서 1회성 비례대표용 유사정당, 이른바 위성정당 논란을 낳은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개정도 시급하다.

다음 주부터 본격 가동되는 국회 정개특위는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안들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5일 SNS에서 중대선거구제 논의에 앞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조건 없이 원상태로 돌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절감하고 있지만, 중대선거구제의 문제점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며 "일본은 소선거구제에서 출발해 중대선거구제로 갔다가 1993년경 소선거구제로 다시 돌아온 경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과거에)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여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비례대표를 강화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라면서도 "지금 당내 의견 수렴 과정이라 제 개인적 의견을 쉽게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유보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민주당 출신 김진태 국회의장은 윤 대통령 제안에 "승자독식의 현행 소선거구제를 개선하자는 말씀을 주셨는데 많은 국민에게 공감을 받는 것 같다"고 평가하며 속도전을 당부하는 입장이다.

김 의장은 2월 중 정개특위가 여러 후보 안을 만들어 전체회의에 올리고 300명 국회의원들이 모두 토론에 참여해 결론을 내는 식으로 속도 단축을 제안했다.

다만 정개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양수 의원은 "내년 총선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지역별로 유권자 생각이 다 다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범 실시를 하더라도 5년 뒤인 차차기 총선부터 적용한다고 해야 유권자들이나 의원들을 설득하기 용이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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