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해 노원구 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시작 목표
노원구 일대 택지개발지구 대부분 재건축 연한 넘겨
전문가 "지역적 호재 시장에 큰 영향 미치는 것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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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앞둔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며 서울 내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노원구가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높이며 반등을 노리고 있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안으로 노원구 상계6~10동, 중계2·3동, 하계1·2동, 중계본1~4동, 하계1동 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전날 발표했다.
서울시가 최근 내려진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방안’, ‘규제지역 추가 해제’ 등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완화 조치에 따라 재건축 초기 단계인 ‘안전진단’ 통과가 수월해지자 관련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이란 평가를 업계로부터 받고 있다.
또 다음 단계인 정비계획 수립과 그 상위 계획인 지구단위계획 재수립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올해 3월부터 해당 지역의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총괄할 마스터플래너(MP)를 선정하고 용역을 발주해 내년 말까지 결정고시를 내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서울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3년 예산안 중 ‘상계·중계·하계동 일대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사업에 13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면서 "재건축 시기가 도래한 택지지구에 대해 정비기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등 통합적인 공간 구상을 마련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 대규모 주택공급을 위해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지정 및 조성된 노원구 일대 택지개발지구는 현재 대부분이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넘겼으며 이번 계획에 따라 재건축 초기 단계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총 면적이 363만3453㎡에 달하는 상계 택지 내 상계주공아파트 등 21개 단지(3만3645가구)는 모두 재건축 연한을 넘겼고 이 중 16개 단지는 안전진단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1990년대 초반 준공됐으며 총 면적이 143만1637㎡인 중계·하계동 일대 중계2택지 18개 단지(1만6881가구) 또한 연한 도래를 앞두고 있어 재건축 추진이 임박했다.
이 같은 지구단위 계획이 마련된다면 향후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이 지금보다 쉽고 체계적으로 정비계획을 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요자들의 관심은 이러한 호재가 지난해 서울 내 가장 큰 하락률을 보이며 거래절벽을 이어가고 있는 노원구 아파트 가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해 동안 총 7.20% 하락했으며 25개 구 중 노원(-12.02%)은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변동률 최상위권에 위치했다.
노원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 묶여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성지로 분류되는 만큼 부동산 하락세가 이어지는 요즘 매물 출회가 늘어 수요자들의 최대 관심 지역 중 한 곳으로 부상했다.
노원구 상계동 내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노원구 아파트들의 분위기는 최근 각종 규제완화로 인해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전에는 내놓은 것에서 더 절충된 가격에도 거래가 어려웠지만 최근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가격이 아예 바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종아리 정도는 된다"며 "규제 완화로 인해 2년 후에는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는 것이 절대 손해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가들은 재개발 등의 지역적 호재가 큰 틀에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의 계획안 발표가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인 것은 맞다"면서도 "지역적 호재가 금리나 원자재 수급 등과 같이 시장 및 경기에 대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이어 "노원구에는 영끌족이 몰려있어 재개발 분담금 지급에 대한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향후 집값 상승 및 수익성에 대해서도 지역적 호재와는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