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서체로 브랜드 소통, Z세대와 친근감 강화
차우철 대표 브랜드 경영 주효 작년 흑자 전환
롯데GRS "이미지 쇄신 박차, 6월 신규 BI 공개"
![]() |
▲사진=롯데GRS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지난 1970년대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태동기 시절, 혜성같이 등장한 토종 버거 브랜드가 있었다. 한때 1980~1990년대남녀청춘들의 미팅 장소로 이름을 날렸던 ‘롯데리아’가 주인공이다.
탄생 이후 줄곧 빨간색 간판으로 대표되던 롯데리아가 새해 들어 디자인 강화로 다시 2000년대 이후 젊은 감성을 입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용 폰트를 출시하는 이색 행보를 보이거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신규 BI(브랜드 정체성)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10일 롯데리아에 따르면, 최근 자체 세계관인 ‘촵딱 유니버스’의 하나로 전용 폰트인 ‘촵~땡겨체’와 ‘딱-붙어체’ 2종을 출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롯데리아가 사상 처음으로 폰트 제작에 나선 것은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한 Z세대와의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이유에서다. 특히, 일반적인 이모티콘·캐릭터 콘텐츠보다 희소성 있는 소재인 서체를 내세운 것은 브랜드 개성을 살리겠다는 회사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정형화된 기업 서체보다 롯데리아의 페르소나를 담은 폰트면 좋겠다는 내부 의견을 반영해 6개월간 개발 기간을 거쳐 내놓게 됐다"면서 "폰트 배포뿐 아니라 향후 젊은 층에 브랜드 경영 철학을 알릴 수 있는 소통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유통가에서 폰트 마케팅에 나선 것은 롯데리아 만이 아니다.
따옴체·메로나체·싸만코체 등 2015년부터 매년 새로운 글꼴을 제작·배포하는 빙그레와 지난해 각각 싸만코체와 안성탕면체를 선보인 대상, 농심이 대표 사례다. 당장 폰트 출시로 이득을 보지 못하지만 고객의 브랜드 경험(BX)을 높여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효과적이라는 업계 설명이다.
![]() |
▲지난해 9월 롯데리아가 선보인 제1호 팝업스토어 ‘불고기 랩 9222’. 사진=롯데GRS |
폰트 마케팅 외에도 올 들어 오래된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롯데리아의 시도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롯데그룹이 실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차우철 롯데GRS대표가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차 대표는 롯데리아를 비롯해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0년 정식 취임한 차 대표는 그 해 롯데리아 등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브랜드이노베이션TF(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이듬해 7월 TF를 정식 팀으로 승격시켜 전략 수립을 맡기는 등 임기 초부터 변화를 강조해 왔다.
실제로 차 대표의 지휘와 함께 롯데리아는 MZ세대를 겨냥해 지난해 9월 사상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서 불고기버거 출시 30주년을 기념하는 팝업스토어 ‘불고기 랩 9222’를 선보였다.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고객 관심을 모으면서 당시 운영 기간인 19일 동안 총 체험객 수 20만 명을 기록했다.
이 같은 노력과 함께 롯데GRS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13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9% 늘며 외형 성장을 거뒀다. 앞서 롯데GRS는 2015년부터 만성 적자가 이어지며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2019년 영업이익 210억원을 내며 5년 만에 흑자 전환됐지만 ‘반짝 흑자’에 그친 바 있다.
실적 반등 기세에 힘입어 롯데리아는 올해 2분기를 목표로 신규 BI 교체를 통한 브랜드 인식 제고에 나선다. 문자 디자인 또는 색상에 변화를 줄 것으로 풀이된다. 낡은 이미지를 새 단장해 주력 소비층인 젊은 세대와 소통 강화를 시도하는 점에서 폰트 출시와 결을 같이 한다.
롯데GRS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공할 목적으로 신규 BI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오는 6월께 국내 매장에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