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에 서울은 웃고 지방은 고전…청약 성적 양극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11 14:47

장위자이 계약률 60% 육박…"나름 선방" 평가



지방은 청약 미달·계약 저조…고분양가 발목

아파트건설공사

▲1·3 규제 완화 발표 이후 서울 청약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지방 시장은 여전히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공사 현장.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분양 시장에 적용돼온 각종 규제가 1·3 대책을 기점으로 완화되면서 서울 내 청약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반면 서울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방 분양 시장에는 여전히 한파가 이어지고 있어 서울과 지방의 청약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 비규제지역 효과…서울 분양단지 계약률 선방

11일 GS건설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지난 10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일반분양 1330가구 중 계약 이후 잔여물량 537가구가 대상이다. 즉 1330가구 중 793가구가 정당계약과 예비입주자 계약을 마쳤으며 계약률로 따지면 59%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고금리 기조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부담 등을 고려하면 60%에 육박하는 계약률은 나름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계약 완판이 쏟아지던 지난 2021년과는 상황이 사뭇 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서울 분양 단지 중 유일하게 청약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넘었던 서울 마포구 아현뉴타운 내 ‘마포더클래시’도 이날까지 정당계약을 진행 중이다.

아직 계약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1419가구 대단지에 후분양 단지로 즉시 입주가 가능한데다 규제 해제에 힘입어 계약률이 무난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마포더클래시는 지난해 12월19일 1순위청약에서 전용 59㎡B(2가구)에 308명이 몰리며 최고 1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평균 경쟁률 역시 14.94대 1로 높게 집계됐다.

서울 주요 분양 단지 성적이 선방한 데는 서울은 지난 5년간 집값 잡기 명목으로 가장 강력한 규제가 적용됐던 지역인데 이 규제들이 한꺼번에 완화되면서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1·3대책으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가 비규제지역이 되면서 이들 지역 내 분양 시 중도금대출 제한, 전매제한, 실거주의무 등이 폐지됐다. 대책 발표 전 분양을 시작한 단지들도 소급적용을 받아 각종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계약을 망설였던 당첨자들 역시 계약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히면서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최근 전국 주요 분양 단지 청약 경쟁률
지역단지명1·2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
서울장위자이 레디언트4.69:1
마포더클래시14.93:1
경기평촌 센텀퍼스트0.22:1
대구두류 스타힐스0.32:1
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 서울 대비 이점 없어…지방 청약 성적 저조

반면 수도권이나 지방은 청약 성적이 저조하다. 지방에서는 할인 분양이나 이벤트 경품 제공 등 수요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00여가구 대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 센텀퍼스트’는 지난 10일 진행된 일반공급 1순위 1150가구 모집에 257명만 접수해 평균 청약 경쟁률이 0.22대 1에 그쳤다.

가장 많은 물량인 492가구가 공급된 59㎡A는 해당지역에서 49가구, 기타지역에서 27가구만이 접수하면서 미달 가구가 416가구로 가장 많았다. 72㎡도 147가구 모집에 19가구만 접수하면서 미달됐다. 84㎡A(19가구)는 87가구가 접수해 경쟁률 2.68대 1을 기록하며 해당 단지 공급 유형 중 유일하게 1순위 마감됐다.

청약 경쟁률이 저조한 데는 고분양가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각 평형별 최고 분양가는 전용 59㎡ 8억800만원, 전용 72㎡ 10억900만원, 전용 84㎡ 10억7200만원이다. 인근 ‘평촌더샵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해 11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 뿐만 아니라 서울 장위자이 레디언트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0억2010만원인데 이보다 비싼 셈이다.

해당 단지 청약을 계획했다가 포기한 안양시 주민 이 모씨는 "대단지이긴 하나 지하철역이 멀어 교통이 불편하고 평촌 주요 학원가와도 멀어서 학군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접었다"고 말했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10월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청약 일정을 진행 중인 대구 서구 ‘두류 스타힐스’는 중도금 60% 무이자, 선착순 10% 할인 분양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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