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전세대출에 신잔액코픽스(6개월) 적용
신한·농협 이어 우리도 고정금리 전세대출 취급
농협銀, 20일부터 변동금리 주담대 0.8%p↓
연간 가계대출 잔액 18년 만에 첫 감소세
실수요자 이자부담 경감...영업력 강화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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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전세대출을 비롯한 대출금리를 인하에 나서고 있다. 서울 한 은행 대출창구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시중은행들이 금리 인상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거나 고정금리 전세대출 취급을 재개하고 있다. 최근 금리부담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대출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오는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르더라도 대출금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3일부터 전세대출에 신잔액 코픽스(6개월)를 적용하고, 고정금리(2년) 상품을 취급하기로 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 중 신잔액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11월 기준 2.65%로 신규취급액(4.34%)보다 낮아 고객 입장에서는 더 낮은 금리로 전세대출이 가능하다. 신잔액 코픽스 적용대상 상품은 주택보증, 서울보증, 전세안심, 우리WON전세대출, I-Touch전세론(주택보증), I-Touch전세론(서울보증), 우리스마트전세론(서울보증)이다. 상품에 따라 최대 연 0.4~0.6%포인트(p)의 부수거래감면금리와 연 0.1~0.7%포인트의 본부조정금리가 적용돼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
이어 우리은행은 2년 고정금리 전세대출도 신규 취급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고정금리 전세대출을 출시한 것이다. 고정금리 전세대출의 부수거래감면금리 최대한도는 연 0.4%~0.6%포인트다. 여기에 본부조정금리 연 1%~1.8%포인트가 적용돼 고객 입장에서는 금리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는 4% 후반~5% 초반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신잔액 코픽스 금리는 5%초반대 수준이다. 이날 현재 우리전세론 신규코픽스 금리는 6.01~6.4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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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
NH농협은행도 오는 20일부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0.8%포인트 인하한다. 이번 금리인하로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연 5.12~6.22%로 낮아진다. 이날 현재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03~7.13%인데, 상단이 6%대 초반대로 낮아진다.
앞서 농협은행은 연초부터 서울보증보험,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보증하는 고정금리 전세대출 상품에 1.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신설했다. 대면으로 전세대출 상품에 가입할 경우 고객 입장에서는 1.1%포인트의 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여기에 국민은행, 하나은행도 고정금리 전세대출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어서 대출금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질지 주목된다.
은행권이 잇따라 전세대출을 비롯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금리 상승기 고객들의 이자 부담을 낮추고,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보여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6000억원 감소했다. 연간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의 대출금리 인하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 역할을 강화함과 동시에 더 많은 대출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금리 상승으로 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낮추는 것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오는 13일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더라도 대출금리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상분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에 증가 폭이 주춤한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예금금리가 하락한 것은 시장금리 하락과 금융당국의 예금금리 인상 자제 권고에 따른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예금금리나 대출금리는 추가로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