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와 약물 결합 암세포만 추적 파괴하는 차세대 기술
삼성·롯데·SK, JP모건 컨퍼런스서 "ADC 항암치료제 진출"
셀트리온·한미약품도 가세…글로벌시장 9조→27조 유망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3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메인트랙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의 대표 유망주자로 떠오른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반 항암치료제가 글로벌 제약바이오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벤처들이 ADC 기술수출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폐막한 세계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한 국내 대기업 바이오 계열사들이 저마다 ADC 항암제 개발·생산 계획을 잇따라 공개해 K-바이오의 ADC 사업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ADC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특정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링커(연결고리)’로 연결한 일종의 ‘표적항암제’이다. 링커를 통해 ‘항체’와 ‘약물’이 연결된 모습은 열쇠 연결고리를 통해 ‘열쇠(약물)’와 ‘캐릭터 굿즈(항체)’를 연결한 모습에 비유된다.
이 ADC 항암제를 체내에 투여하면 항체가 약물을 지닌 채 암세포를 찾아가고 약물은 정상세포 파괴 없이 정확히 암세포만 죽이기 때문에 정상 세포까지 파괴하는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
1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막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삼성·롯데·SK 등 우리 대기업 계열 참가업체들은 모두 ADC 항암제 개발·생산 계획을 앞다퉈 투자자에게 소개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 인천 송도 제4공장을 완전 가동해 압도적 세계 1위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동시에 올해 ADC 생산설비도 준비해 내년 1분기부터 ADC 의약품도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총 3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동시에 올해부터 본가동에 들어간 미국 시러큐스 CDMO 공장을 북미 최고의 ‘ADC 위탁생산 센터’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장은 SK그룹 차원에서 개최한 투자설명회에서 "ADC도 우리가 가진 역량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라며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ADC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셀트리온 역시 ADC 항암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국내 바이오텍과 협력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3일 발표한 새해 셀트리온그룹 사업계획을 통해 자체 개발과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ADC 항암제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피노바이오와 ADC 플랫폼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해 피노바이오의 ADC 플랫폼을 활용할 권리를 확보한데 이어 지분 투자 계약도 체결해 장기적으로 ADC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앞서 지난 2021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차세대 ADC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ADC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다국적제약사 암젠에 총 1조6000억원 규모의 ADC 기술 수출을 성사시켜 우리 기업의 ADC 기술력을 입증했다.
업계에 따르면, ADC 항암치료제는 지난 2000년 화이자의 ‘마일로타그’가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ADC) 승인을 받았지만 효능이 낮아 승인이 철회된 이후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개발한 ADC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가 FDA 승인을 받아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ADC 항암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70억달러(약 9조1000억원)에서 올해 90억달러, 2025년 150억달러, 2030년 220억달러(약 27조원)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업계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ADC 항암제가 차세대 유망분야로 관심이 집중됐고,우리 기업들이 ADC 플랫폼 기술과 ADC 위탁생산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ADC 치료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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