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호재에도 마포·성동구 올해 거래 ‘1건’…관망세 짙어
집주인은 호가↑·수요자는 추가 하락 기대로 ‘힘겨루기’
전문가 "거래절벽 금리안정될 때까지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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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집주인과 수요자들의 ‘눈치싸움’이 이어지면서 올해 들어 단 ‘1건’의 거래조차 이뤄지지 않은 마포구의 한 아파트 전경. 김다니엘 기자 |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인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는 세제, 대출, 청약, 거래 등 집을 사고파는 모든 과정에서 정책 수혜를 얻을 수 있다. 규제지역인 강남3구 인근 강동구와 동작구, 용산 인근 마포구와 성동구에 1·3대책 이후 어떤 반응이 있는지 상하에 걸쳐 알아봤다.<편집자주>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정부는 최근 주택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강남3구 및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으며 이로 인해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규제지역으로 남은 용산구를 마주하고 있는 마포구와 성동구는 이로인한 간접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 또한 인하 추세가 촉발되며 수요자들의 부담이 줄어들어 입지적 강점이 있는 마포·성동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는 4.29%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1월(4.34%)에 비해 0.05%포인트(p) 떨어진 수치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와 전세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11개월만으로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즉각 인하분을 반영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69~7.36%로 상단이 8.11%에 달했던 이달 초보다 0.75%p나 내려갔다.
여기에 더해 전날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2.1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11월(79.1)에 비해 3p 상승했다.
반면 시장에선 정부의 규제 완화·금리인하·소비심리지수 상승 등 호재로 인한 거래량 증가를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실제 마포·성동구의 거래절벽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 통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성동구 내 올해 아파트 매매 거래는 1건으로 집계됐으며 매물 건수는 지난 3일 1992건에서 이날 2016건으로 1.2%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한신더휴 아파트는 지난 11일 12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2021년 최고가(16억9000만원) 대비 23% 하락했다.
마포구의 경우 올해 들어 단 1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도 없었으며 매물 건수는 이날 기준(2053건)이 지난 3일(1952건)과 비교해 5.17% 늘었다.
이는 최근 이어지는 호재로 인해 벌어진 수요자와 집주인 간 ‘눈치싸움’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규제가 완화되고 금리가 인하하는 추세를 보이자 입지가 좋다고 평가받는 마포·성동구 집주인들은 아파트 호가를 올리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거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음에도 집값 추가 하락을 기대하며 관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마포구 아현동 내 A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1·3대책과 (시중)금리 하락세 이후 마포구 내 급매물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대폭 늘었지만 실제 이뤄진 거래는 없었다"며 "급매로 집을 내놓은 집주인들 중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인 경우가 다수 있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매도자 매수자간 ‘힘겨루기’가 팽팽한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적정거래가격이 형성돼야 거래가 성사되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버틴다고 해도 실질적인 구입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며 "금리가 더 조정되고 아파트 가격이 수요자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내려가기 전에는 거래량 증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