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비어마스터클래스 "맥주도 아는만큼 맛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18 17:04

■현장체험 - 이촌라운지 맥주교육 프로그램 '눈길'



코로나 휴강 3년만에 재개…맥주의 모든 것 설명



안주 궁합 맞춰 맛 극대화 '푸드 페어링' 첫 시도



카스 우수성 전파…매월 강의 목표 일반개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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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지하철 4호선 이촌역 부근 이촌라운지에서 열린 오비맥주 비어마스터클래스에서 이예승 맥주문화교육팀 부장이 맥주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조하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알맛맥’을 아시나요?

‘알고 먹는 맥주가 정말 맛있는 맥주’라는 줄임말로, 서민 술로 대표되는 맥주의 재료·종류, 안주와 궁합 등을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는 뜻이다.

맥주 브랜드로 구매 기준을 삼는 일반소비자나 맥주 입문자를 위해 맥주의 기본 지식을 제공하고, 다양한 맥주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재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비맥주의 ‘비어마스터클래스’이다.

17일 오후 서울지하철 4호선 이촌역 인근 이촌라운지에서 열린 비어마스터클래스는 오비맥주 관계자가 참석해 맥주 재료를 비롯해 맛의 차이, 오해와 진실 등을 친절하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맥주 교육 프로그램이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참 동안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3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오비맥주는 매월 강의 개최를 목표로 현재 운영 상황에 맞춰 일반대중에게도 문호를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강의를 맡은 이예승 오비맥주 맥주문화교육팀 부장은 "알고 먹는 맥주가 정말 맛있는 맥주"라며 라며 "맥주 종류별 특징과 음식과의 궁합 등을 배우면 마시는 즐거움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수업은 맥주 기본 재료와 종류별 특징, 국내산 맥주 되짚어보기 등 알찬 구성으로 이뤄졌다. 퀴즈를 푼 참가자에게 맥주잔·그립톡·USB와 같은 오비맥주 굿즈도 제공하면서 현장 참여도가 고조되는 등 활발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부장에 따르면 맥주 제조에 필요한 4대 재료는 맥아, 홉, 효모, 물이다. 먼저 맥아는 맥주의 색과 풍미 등을 결정짓는다. 커피를 볶는 것처럼 맥아도 로스팅 방법에 따라 맛과 향이 나뉘는 셈이다. 홉은 함량에 따라 맥주의 쓴맛 정도를 결정하고, 살균 효과도 지녀 일종의 방부제 기능을 한다. 맥아즙 내 당분을 발효해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전환하는 효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맥주

▲푸드 페어링을 위해 마련된 맥주 제품들이 테이블에 놓여져 있다. 사진=조하니 기자


주변에서 보기 쉬운 물 유형에 따라 맥주 맛이 엇갈리는 점도 인상 깊었다. 물은 칼슘·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량에 따라 낮은 것은 ‘연수’, 높은 것은 ‘경수’로 구분된다. 경수는 연수 보다 물맛이 쓴 게 특징으로, 예컨대 통상 경수를 사용하는 영국의 대표 맥주 ‘비터(Bitter)’를 연수가 풍부한 체코에서 같은 레시피로 제조하면 상대적으로 연한 ‘필스너’가 된다는 설명이다.

발효 방식도 맥주 맛을 판가름하는 주요 요소다. 쉽게 말하면 발효 시 맥주통의 상면에 떠오르는 효모를 쓴 맥주를 ‘에일’, 하면으로 가라앉는 효모를 활용한 맥주를 ‘라거’로 부른다. 여기서 에일은 16~24도 상온에서 단기간 발효해 도수가 높고 과일·꽃 등 아로마 향이 짙다. 반면에 라거는 10도 이하 저온에 오래 발효돼 보다 덜 쓰고 깔끔한 맛을 내는 부분에서 차이점을 둔다.

이날 수업의 묘미는 무엇보다 ‘푸드 페어링’ 시간이었다. 반찬 맛이 훌륭한 식당을 선호하듯 맥주도 종류별로 걸맞은 음식을 곁들였을 때 맛이 극대화된다는 취지에서 이날 처음으로 마련됐다.

시음에 앞서 이 부장은 푸드 페어링의 3대 원칙으로 ‘강대강’, ‘반대’, ‘상호보완’을 제시했다. 즉, 강한 향을 지닌 스테이크·바비큐 등의 음식은 센 향의 흑맥주(스타우트)와 함께 먹으면 맛이 살아나며, ‘피맥(피자+맥주)’, ‘치맥(치킨+맥주)’처럼 음식 기름기를 씻어줄 맥주를 곁들이면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달콤한 디저트 풍미를 강조하기 위해 단맛 성질의 ‘밀맥주’를 함께하면 좋다는 의미다.

이 같은 원칙 아래 시음용 맥주로는 △레페 브룬(Leffe Brunce) △트리펠 카르멜리엣(Tripel Karmeliet) △밀구름 위트에일 △호가든(Hoeggarden) △구스312(Goose312) △구스IPA(GooseIPA)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카스 프레쉬(Cass Fresh) 등 총 8종의 다채로운 맥주가 순서대로 제공됐다.

가장 처음 등장한 맥주는 ‘레페 브룬’이다. 수도원 맥주 가운데 ‘두벨(Dubbel)‘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가 6.5도로 일반 수도원 맥주 보다 두 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카라멜 맥아가 들어간 탓인지 냄새를 맡아보니 단 향이 굉장히 강했고, 메뉴로 제공된 수제 초콜릿과 함께 먹으니 달콤함이 더욱 극대화된 느낌이었다.

평소 만나보기 힘든 맥주도 경험했는데 바로 ‘트리펠 카르멜리엣’이다. 7대째 가업으로 양조를 이어가는 ‘보스틸스(Bosteels)’ 브루어리 맥주로, 보리·밀·귀리 등 풍부한 맥아를 활용한 게 핵심이다. 바나나·바닐라 등 달달한 향이 코를 뚫고 들어오면서 알코올 도수가 8.4도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흡사 가벼운 바디감의 샴페인과 유사해 새우 볶음 등 해산물 메뉴와 먹기 부담이 없었다.

매콤한 음식과 즐기기엔 밀구름 위트에일·호가든과 같은 밀맥주가 적격이었다. 매운 탕수육과 밀구름 위트에일을 페어링해보니 입 안 가득 퍼지는 바나나향과 부드러운 거품이 두드러졌고, 기자가 즐겨 마시기도 하는 호가든의 경우 상큼한 오렌지향은 물론, 특히 고수 씨앗이 사용돼 향긋한 향과 어우러져 매운 맛을 중화시키는 느낌이었다. 이 밖에 스텔라 아르투아 등 평소 편의점에서 구매하기 쉬운 제품을 비롯해 구스312, 구스IPA 등 수제 맥주들도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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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페어링 과정에서 맥주와 곁들여 먹기 위해 준비된 새우 볶음, 매운 탕수육. 사진=조하니 기자


강의 후반부께 오비맥주는 ‘카스 프레쉬’를 예시로 들며 국내산 맥주 오해 바로잡기에 나섰다. "카스는 밍밍하다"는 편견과 달리 ‘아메리칸 부가물 라거’ 특성상 보리와 옥수수, 쌀을 첨가해 일반 라거 보다 더욱 깔끔한 맛을 낸다는 설명이다. 발효 능력이 뛰어나 당을 거의 완벽히 분해해 바디감이 가벼운 것이다.

이예승 오비맥주 맥주문화교육팀 부장은 "카스는 72시간 저온 숙성을 거쳐 남은 효모 찌꺼기를 제거하는 등 깔끔함을 높인 맥주"라면서 "특유의 청량감으로 벌컥벌컥 마시기 편하고, 프렌치프라이·치킨·피자 등의 음식과 같이 곁들이기 부담없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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