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역대급’ 불황…"감산 없다"던 삼성전자에 쏠리는 시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1.30 11:50
삼성전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반도체 업황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가운데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마저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는 감산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컨퍼런스콜을 열고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연간 실적을 공개한다.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감산 여부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입장일 것으로 보인다.

주요 외신들도 삼성전자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이제 모든 시선은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에 쏠렸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감산에 소극적이었다. 지금까지 반도체 단기 시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것은 물론, 그동안 여러 차례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그 배경엔 2000년대 후반부터 벌여졌던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서지 않는 대신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가격 전쟁을 벌여 경쟁사를 고사시키는 ‘골든 프라이스 전략’을 구사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2017년 이후 반도체 호황기를 맞으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글로벌 반도체 시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는 등 분위기가 급변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따른 이번 침체는 특히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여서 타격이 더욱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차질마저 겹치면서 이번 반도체 불황은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들마저 반도체를 생산할 때마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반도체 재고는 3배 넘게 급등해 3∼4개월치 공급물량에 달하는 정도로 불어났다. 공급증가·수요둔화의 영향으로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의 합계 영업손실이 역대 최대인 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 리서치는 "이번 불황은 25년만에 처음"이라며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전례 없는 주문 감소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5세대 이동통신(5G), 클라우드 시장이 새로 열리면서 지속적인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였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칩 재고 급증, 고객들의 주문 급감, 가격 급락 등의 악재로 1600억 달러 규모의 업계는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이번엔 다를 줄 알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이번 반도체 불황기에선 삼성전자마저 감산에 동참해 공급축소에 주력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통상 불황에도 수요회복을 대비해 투자를 지속해왔으나 이번에는 공급을 축소할 것이란 방향에 시장이 베팅하기 시작했다"며 "이로 인해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고 짚었다. 올해 첫 거래일에 5만 5500원으로 개장한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7일 최고 6만 5000원까지 급등한 바 있다.

CLSA의 산지브 라나 애널리스트는 최근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가 50%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등이 감산 계획을 잇따라 발표한 것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또한 생산 감소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산을 통해 수요공급이 올 하반기에는 균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번 침체를 계기로 생산업체들이 동맹을 결성하거나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옥시아가 합병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공동대표는 "D램의 경우 주요 3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가 공급을 줄이고 있다"며 낸드 업계에서는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낸드 시장에서 업체 통합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탈출이 메모리 시장 회복을 견인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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