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릴 수출확대 위해 15년간 공급계약 체결
3년마다 최소수량 보증…수출국 31개→70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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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KT&G-PMI 글로벌 협업’ 행사에서 백복인 KT&G 사장과 야첵 올자크 PMI CEO가 참석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조하니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KT&G가 국내 1위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확장을 위해 ‘적과의 동침 전략’을 강화한다.
릴의 수출 확대를 위해 글로벌 담배기업이자 국내 2위 경쟁업체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기로 한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의 두 거대기업이 협력적 경쟁관계를 구축한 셈이다.
KT&G와 PMI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트 호텔에서 이 같은 내용의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38년 1월 29일까지 총 15년으로, 앞서 2020년 양사가 3년에 한정해 계약을 맺었던 것과 비교하면 장기 계약인 점이 특징이다.
협약을 통해 KT&G는 전자담배 제품을 PMI에 지속 공급하고 PMI는 이를 한국 외 전 세계 국가에서 판매하게 된다. 공급 대상 제품은 현재 출시된 릴 디바이스와 전용 담배스틱, 향후 공개될 상품 모두 포함한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전자담배 전용스틱 등에 대한 최소 구매수량 기준도 세워 사업 안정성을 더했다. 이에 PMI는 오는 2025년까지 최소 160억 개비의 판매 수량을 보증하기로 했다.
임왕섭 KT&G NGP 사업본부장은 "전체 전자담배 플랫폼이 묶여있던 기존 계약과 달리 이번 계약은 플랫폼별로 5년 단위 계약"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해 "3년 주기로 최소 수량 보증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KT&G는 2020년 PMI와 3년 동안의 글로벌 시장 판매 계약을 체결한 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점에서 향후 추세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KT&G에 따르면,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보다 2배 성장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약 4배 올랐다. 통상 릴 디바이스가 판매되면 스틱 제품 판매량도 올라가는 구조로,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임 사업본부장은 "앞으로 15년 동안 금액 기준 한국을 제외한 해외 NGP(Next Generation Products) 성장률은 20%, 연평균 스틱매출 수량 성장률은 24%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약을 계기로 수출 강화에 더욱 공들이는 만큼 KT&G는 해외 진출국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2020년 KT&G는 PMI와의 첫 계약을 통해 일본·러시아·우크라이나 등 3개국에 처음으로 ‘릴’을 출시했다. 이후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주요국과 중앙아시아, 중앙아메리카 권역으로 발을 넓히는 등 현재 총 31개국에 릴을 선보이고 있다.
KT&G는 구체적인 진출 시점과 대상 국가들을 논의하는 한편, PMI의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가 판매망을 갖고 있는 70개국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밖에 수요 증가에 대응해 현재 릴의 위탁제조업체 4곳을 대상으로 품질 관리·개발 능력 측면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백복인 KT&G 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글로벌 담배 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는 시점에서 이번 협력 계약으로 양사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야첵 올자크(Jacek Olczak) PMI CEO는 "양사의 비연소 담배 제품이 서로 상호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더 다양한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은 전 세계 약 10억 명의 흡연자를 위해 더 나은 대안을 제공하려는 양사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