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은 16%↓···메모리·스마트폰 등 동반 부진
"올해 시설투자 예년 수준으로···하반기 수요 회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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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 신기록을 썼지만 주력 사업인 반도체 이익률이 급감하며 영업이익은 후퇴했다. 스마트폰·가전 분야 수요위축이 우려되고 반도체 공급 과잉에 대한 걱정도 크지만 회사 측은 인위적인 감산 없이 위기를 ‘정면돌파’ 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302조2314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8.09% 증가한 사상 최대치다.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이 30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3조3766억원으로 15.99% 감소했다. 순이익은 55조6541억원으로 39.46% 늘었다.
작년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 4조30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8.95% 급감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 대에 그친 것은 2014년 3분기(4조600억원) 이후 8년여만에 처음이다. 이 시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70조4646억원, 23조8415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하반기 들어 코로나19 특수 등이 사라지며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대부분 분야에서 실적이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매출 20조700억원, 영업이익 270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96.9% 급감한 것이다.
특히 메모리 분야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속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디스플레이(SDC)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3100억원, 영업이익 1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은 스마트폰 수요 감소로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으나, 플래그십 제품 중심 판매로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대형은 연말 성수기 TV용 QD-OLED 판매가 확대되고 LCD 재고가 소진되며 적자폭이 줄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4분기 매출 42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6400억원을 올렸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의 경우 판매 둔화와 중저가 시장 수요 약세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빠졌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는 연말 성수기 수요 증가와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생활가전 사업은 시장 악화와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전장 사업(자회사 하만)은 2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만은 연간 기준 매출 13조2100억원, 영업이익 8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겨울’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지만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최근 시황 약세가 당장 실적에 우호적이지는 않지만 미래를 철저히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작년 시설투자액은 53조1000억원이다. 이중 반도체는 47조9000억원, 디스플레이(SDC)는 2조50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적 시황 약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DS 부문은 첨단 공정과 제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미래 대응을 위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시장과 기술 리더십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