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석탄발전소(사진=AFP/연합) |
연합뉴스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와 콜로라도주립대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향후 지구 기온 상승 시간표를 도출한 결과 산업화 전보다 지구 온도가 섭씨 1.5도 높아지는 시점이 2030년대 초반에 도래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AI에 광범위한 지구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분석하도록 학습시킨 뒤 기후 위기의 임계점으로 여겨지는 산업화 전 대비 ‘1.5도 상승’과 ‘2도 상승’ 시점이 언제가 될지 결정하도록 했다.
이 AI 예측 모델은 현실화 가능성에 따라 ‘높은·중간·낮은’ 3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는데 이들 모두에서 2033∼2035년 사이에 지구 온도가 1.5도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탄소 배출량을 얼마나 줄이느냐와 관계없이 앞으로 10년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2도 상승’ 시점에 대한 예측은 더 우려스럽다.
AI는 앞으로 반세기 동안 지구가 넷제로(탄소 순배출양 0)를 달성하더라도 이번 세기 중반에 ‘2도 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며 2065년 이전에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할 확률은 80%에 이른다고 예상했다. 탄소 배출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2도 상승’ 시점은 2050년 이전이 될 확률도 50%나 됐다.
CNN은 이번 연구 결과 가운데 ‘1.5도 상승’ 예측 시점은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22년 발간 보고서 등 이전 연구와 일치하지만, ‘2도 상승’은 기존 연구 추정치와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IPCC는 ‘낮은 배출량 시나리오’에서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연구팀은 이 AI 예측모델의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1980∼2021년 사이 과거 데이터를 입력해 테스트한 결과 ‘1.1도 상승’ 도달 시점을 2022년으로 정확히 예측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 나아가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목표를 설정했으나, 기후학자들은 오래전부터 ‘1.5도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해왔다.
가디언은 이번 연구로 제시된 새로운 방식의 예측을 통해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이미 나타난 기후변화 현상에 대응하는 것이 더 시급한 일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아 디펜버 스탠퍼드대 지구시스템과학 교수는 "우리 AI 모델에 따르면 넷제로 달성까지 앞으로 반세기가 걸릴 경우, 지구 온도 2도 상승에 충분할 만큼 이미 온난화가 진행됐다고 본다"고 면서도 이번 연구가 국제사회의 목표 달성 실패보다는 더 심각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동기부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디펜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넷제로 공약은 ‘1.5도 상승’ 억제라는 파리협약의 목표에 맞춰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연구 결과는 그보다는 ‘2도 상승’을 피하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함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