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동병상련’ 中 시장 공략법 마련 ‘골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01 13:57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 0%대

폴더블폰 등 ‘반전’ 도모



현대차 판매 하락세 지속

"제네시스 투입 결단 내려야"

00_KV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4 제품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소비재 시장인 중국 공략법을 찾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유독 중국에서만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격하는 동시에 저가형 모델을 만드는 현지 업체까지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라 셈법이 복잡하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22%) 자리를 지켰지만 중국에서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국 기업 샤오미, 오포, 비보 등에 밀려 시장 장악력이 0%대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 자체도 작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8700만대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가 3억대를 밑돈 것은 10년만에 처음이다. 이런 와중에 경쟁 상대인 애플이 4% 증가한 실적을 냈다는 점도 삼성 입장에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등 신규 모델을 앞세워 분위기를 바꿔본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작년 중국 내 폴더블폰 출하량은 330만대로 전년 대비 118% 급증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폴더블폰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이) 삼성전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시장이지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잇따라 추격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현대차_북경_3공장_01

▲현대차 북경 3공장 전경.


현대차의 경우 계속된 판매 부진의 늪에서 쉽게 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고속성장을 거듭했지만 지난 2017년 ‘사드 보복’ 이후 실적이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해 중국 판매는 소매 기준 25만9000대로 전년 대비 32.9% 빠졌다. 사드 보복 이전인 2016년에는 한 해 114만2016대를 팔았지만 이듬해에는 78만5007대로 급감했다.

최근 들어 현지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것도 현대차의 점유율이 하락한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정부의 압도적인 지원 정책에 힘입어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 기술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전동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는 현대차에게는 악재인 셈이다. 중국은 관세 장벽이 높고 배터리 보조금 등에서 수입 업체들을 차별하고 있어 전기차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경기 위축과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곳"이라며 "현지 전용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지는 않아 한동안 판매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미국·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중국이 독일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은 311만대로 전년 대비 54.4% 뛰었다. 특히 전기차(67만9000대)는 수출 물량이 120%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은 231만대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기차 기술력이 앞서있지만 노조와 대립 등의 여파로 현지에서 이를 만들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미국에서 성공한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해 마케팅에 힘을 쏟는 방법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yes@ekn.kr
여헌우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