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퀴즈 50년···SK 최종현·최태원 ‘인재철학’ 빛났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2.16 12:00

한국 최장수 TV프로···출연자만 2만5000명
최종현 ‘인재보국’ 경영철학 반영···최태원 "새로운 도전정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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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스튜디오에서 촬영된 장학퀴즈 특별방송에서 진행자가 1973년 2월 장학퀴즈 1회 당시의 스튜디오로 돌아가는 장면. EBS는 오는 18일 50주년 특집 장학퀴즈를 방송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대한민국 최장수 TV 프로그램인 EBS ‘장학퀴즈’가 50주년을 맞으면서 SK그룹 총수 일가의 인재보국(人才報國) 경영철학이 재조명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장학퀴즈는 지난 1973년 SK그룹 단독후원으로 첫 전파를 탔다.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은 인재보국 경영철학을 앞세워 해당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최 선대회장은 일찍부터 자원·기술이 부족한 한국이 강대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는 장학퀴즈 후원을 비롯해 서해개발·한국고등교육재단·최종현학술원 설립 등 최태원 회장에 이르기까지 인재양성 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최 선대회장은 지난 1972년 인재육성을 위한 조림사업에 나서 서해개발(현 SK임업)를 설립했다. 3000만평 임야에 수익성 좋은 나무를 심어 30년 후부터 1년에 100만평씩 벌목함으로써 회사경영과 무관하게 장학기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하겠다는 선순환식 수목경영(樹木經營)을 도입한 것이다.

당시 황무지였던 충청북도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경기도 오산 등 4100ha 임야에는 현재 자작나무, 가래나무, 호두나무 등 조림수 40여종, 조경수 80여종 등 330만 그루가 빼곡히 들어서있다.

1974년에는 ‘일등 국가, 일류 국민 도약과 고도의 지식산업사회 건설’이라는 포부로 민간기업 최초의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했다. 당시의 석유파동에다 겨우 50대 기업에 드는 선경이 장학사업을 벌이긴 어렵다는 사내 반대가 나오자, 최 선대회장은 사재를 털어 장학사업을 벌였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50년간 한국인 최초의 하버드대 종신 교수인 박홍근 교수, 하택집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 천명우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등 세계 유명 대학의 박사 861명을 배출했다. 장학생 4261명을 지원했다.

최태원 회장은 2019년 ‘최종현학술원’을 창립했다.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를 맞아 인재육성 유지를 잇기 위해 사재인 SK㈜ 주식 20만주(당시 520억원 상당)를 출연했다. 스스로 학술원 이사장을 맡았다.

SK그룹은 지난 2012년 서울 동대문구 카이스트(KAIST) 홍릉 캠퍼스에 ‘사회적기업 MBA’ 과정을 개설, 청년실업이나 양극화 등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할 혁신적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현재 졸업생이 153명, 창업 기업만 144개에 달한다.

최 선대회장은 1995년 울산대공원 조성을 약속하며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경영철학이 SK의 인재양성 교육사업을 추동했다는 분석이다.

EBS는 18일 12시05분 ‘장학퀴즈 50주년 특집 - 인재의 비밀’을 방송한다. ‘50년 역사를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이 콘셉트다. 경기도 판교의 SK텔레콤 버추얼(Virtual) 스튜디오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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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1회 방송부터 18년간 장학퀴즈 진행을 맡았던 차인태 아나운서가 50년만에 출연자와 재회하는 장면. EBS는 오는 18일 50주년 특집 장학퀴즈를 방송한다.

최첨단 확장현실(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을 망라한 3차원 버추얼 영상기술) 기법으로 생생히 구현된 옛날 장학퀴즈 스튜디오에서 당시 출연자와 현재 출연자들이 50년 시공을 뛰어넘어 흥미진진한 퀴즈대결을 펼친다. 18년간 진행을 맡았던 차인태 전 아나운서와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도 출연한다. 장학퀴즈 추억을 되짚고 시대에 따라 변화한 인재상을 소개한다.

최태원 회장은 특집방송 축사에서 "장학퀴즈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문화코드"라며 "어느 때보다 변화의 파고가 높은 시대를 맞아, 청소년 여러분이 변화를 창조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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