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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TASS/연합뉴스 |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WSJ)·독일 ZDF방송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회담한 뒤 중국과 관련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이 전쟁 1주년에 맞춰 공개하겠다고 한 평화계획을 아직 본 적이 없다면서 "양국 대표단이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회담에 대한 희망을 이미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만나고 싶다"면서 "이는 현재 우크라이나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전쟁 1주년인 이달 24일 중국이 마련한 평화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계획 내용은 베일에 쌓여있다.
왕 위원은 이후 지난 21~22일 러시아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연이어 만났다. 다만 러시아 외무부는 왕 위원이 사태의 원인과 정치적 해법에 대한 중국 견해를 설명했을 뿐 구체적 계획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뮌헨안보회의 당시 왕 위원이 평화계획 핵심 요소를 공유했지만, 전체 해결책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표현을 인용하며 해당 계획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 역시 중국이 안보적으로 러시아와 밀착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WSJ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회의를 하루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중국 무기 공급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보를 공개하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8일 왕 위원과의 회동에서도 중국이 러시아에 물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거나 시스템적인 제재 회피를 도울 경우에 대한 함의와 후과에 대해 직접 경고한 바 있다.
미국은 이후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규정하고, 만약 이 선을 넘을 경우 응당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면서 계속 공개 경고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역시 이날 중국 정부 대표들과의 대화에서 러시아에 대한 중국 무기공급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숄츠 총리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맞아 독일 ZDF방송에 출연해 "중국은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지금 우리는 이를 정확히 지켜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숄츠 총리는 "전쟁이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나의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라며 단시일 내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올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다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도록 하는 시도를 멈춰서는 안된다"며 평화의 가능성을 여는 모멘텀이 우선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