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실시간 사무보조 매칭 플랫폼 '이루미' 개발
주문관리·PPT·디자인 고객맞춤형 처리 의뢰 14만건
재이용률도 90% 만족도 높아…중기부장관상 받아
영어·일어 버전 준비…"파트너 필요 정부 도움 필요"
▲전혜진 이지태스크 대표. 사진=이지태스크 |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짜잔∼ 이럴 때 SOS(긴급구조)를 요청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해결사가 있다. 바로 온라인 실시간 사무보조 매칭 플랫폼 ‘이지태스크’이다.
플랫폼 개발사인 이지태스크 전혜진 대표는 "이지태스크 시스템이 고객의 시간을 벌어준다"고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전 대표는 "직접 다녀오는 시간이 아까워 배달을 이용하는 것처럼, 간단한 사무업무를 직접 처리할 때 소요되는 시간과 아르바이트를 구해 사무업무를 처리해줄 사람을 찾는 시간을 절약하면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이용은 간단하다. 이지태스크에서 시간제 이용권을 선구매하고 예상 소요시간을 설정해 업무를 맡기면 주문한 업무를 수행해 줄 ‘이루미’와 자동 연결된다. 고객과 이루미와 연결(매칭)은 평균 30분 내 이뤄지며, 업무에 사용할 시간은 10분 단위로 의뢰인(고객)이 설정할 수 있다.
핵심 사안만을 처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특성상 이지태스크는 일이 몰릴 때만 새로운 직원을 고용할 수 없는, 정해진 일상과제 없이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며 여러 일을 수주하는 회사와 1인 기업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전혜진 대표는 이지태스크를 대학에 갓 진학한 20대부터 창업에 뛰어들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이 시기에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 나눠 사용하느냐에 따라 영업이익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다른 중요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간단한 사무보조 작업에 사용하는 게 아까웠던 경험이 이지태스크 창업의 밑바탕이 됐다"고 전 대표는 말했다.
현재 이지태스크의 업무 성사 횟수는 누적 14만 건으로 계속 상승곡선을 타면서 성장하고 있다. 기존 고객들의 재이용률도 90%에 이를 정도로 서비스 만족도가 매우 높다. PPT·보고서·자료 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한 번 이지태스크를 방문한 고객이 이용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기능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지태스크의 업무 요청서 양식이다. 사진=이지태스크 |
전 대표는 "단순히 PPT를 만든다고 해서 PPT에 뛰어나다고 등록한 모든 이루미에게 메시지가 가는 게 아니라, 보고서 내용 충실이나 창의적 디자인 등 업무에 중요한 요건을 고려해 매칭하는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업무 달성의 중요한 축인 이루미의 능력 검증은 자가 등록에 맡기는 것보다 업무 결과물을 받아본 고객이 보내는 피드백으로 평가한다. 고객이 업무에 만족하면 추후 의뢰를 받을 때 연결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불만을 있을 경우에는 연결 순위에서 밀려나는 구조이다. 일반적인 프리랜서가 경력을 인정받기 쉽지 않은 것과 달리, 경력 증명서를 떼주며 이루미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이지태스크는 알고리즘 데이터 매칭 시스템 구축을 위해 총 8종의 특허를 취득했다. 해외진출을 위한 국제 특허도 출원했다. 지난해 7월 ‘사회적기업가 페스티벌’에 참가해 우수창업팀으로 선정됐고, 이어 11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제주관광공사에서 수여한 J스타트업 혁신상 등을 수상하며 혁신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전혜진 대표는 "인건비 비싼 유럽이나 미국 같은, 사람을 구하지만 한국 인재들이 당장 일을 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일거리를 따와 국가 소득을 늘리고 고객의 파이도 키워보고 싶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작업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영어·일본어 등 외국어 번역 버전 서비스를 준비해 해외사업 가능성을 키우고 싶다는 포부였다.
전 대표는 "스타트업 등 창업기업들이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로 진출하려면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며 "현재 정부의 스타트업 해외 진출 지원은 제품 판매에 집중돼 있어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돼도 실질적인 도움으로 연결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정부 지원이 대부분 제품 판로 개척이나 각종 제품 테스트 위주로 짜여져 있어 최근 떠오르는 플랫폼과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 등에 지원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전 대표는 "해외에 서비스를 제공할 때 우리 사업에 가능성이 있는 지 검증해 주고, 유사업종 창업에 따른 아이디어나 기술 유출을 방지해 줄 플랫폼 이해도를 갖춘 현지(해외) 파트너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은 해외 파트너를 구하는 데 정부가 적극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