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피’ 등장에 분양·입주권 거래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06 15:39

1월 서울 분양·입주권 거래량 전년비 두 배 ↑



잔금 마련·추가분담금 부담에 입주권 매도 증가



마이너스피 물량 증가에 매수자 움직임 활발

아파트

▲최근 신축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축 아파트의 분양 프리미엄(웃돈)이 하락하면서 분양권·입주권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서울 강남 등지에 예고된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데다 서울 및 수도권에 적용됐던 다수 부동산 규제가 해소된 점이 거래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가 17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거래 건수가 9건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약 두 배 늘어난 수준이다.

서울·경기 아파트 분양·입주권 년도별 거래량 비교
지역거래건수
2022년 1월2023년 1월
서울917
경기127425
자료=서울부동산정보광장, 경기부동산포털

서울 지역 신규 아파트의 분양·입주권 거래는 지난해 1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8월에는 단 한 건도 거래되지 않았으며 9월(3건), 10월(4건), 11월(5건) 등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후 강남구 개포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입주가 가까워지면서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17건이 거래되는 등 거래량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1월에도 거래량 17건 가운데 강남구에서만 11건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동대문구와 서초구에서 각각 2건씩, 동작구와 마포구에서 각각 1건씩 거래됐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분양·입주권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 경기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 건수는 425건으로 전년 동월(127건) 대비 300건 가까이 증가했다. 1월 거래를 지역별로 보면 수원시에서만 73건이 거래됐고 부천시 72건, 시흥시와 광주시가 각각 56건, 양주시가 52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분양·입주권 거래가 증가하는 데는 프리미엄이 떨어지면서 저렴한 가격에 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자이 전용 59㎡ 입주권은 지난 1월 11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6년차 단지인 흑석뉴타운롯데캐슬에듀포레 전용 59㎡가 같은 달 24일 11억4000만원에 매매된 것보다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된 셈이다.

최근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본격 분양 일정에 돌입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에도 입주권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양상이다.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단지 입주권은 11억원에 나와있는데 추가분담금 4억원을 포함하면 15억원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며 "입주권은 초기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조합원 혜택을 그대로 양도받기 때문에 로얄층이면서 무상옵션이 지원된다는 이점을 고려하면 비싼 가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전용 96㎡ 분양권은 지난달 2일 30억238만원에 거래됐다. 이날 기준 시장에는 프리미엄 6억원이 붙어 34억원 선에 나와 있으나 업계에서는 거래 과정에서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지방에서는 마피(마이너스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이달 분양을 앞두고 있는 대구 서구 서대구KTX영무예다음 전용 59㎡ 분양권은 2억5000만~3억1090만원대에 시장에 나와 있는데 마피가 2000만원은 기본이고 7000만원까지 떨어진 매물까지 등장했다.

전국적으로 적용됐던 전매제한 등 부동산 규제가 완화된 것도 분양·입주권 거래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규제 완화로 수요자들이 접근하기 쉬워진 데다 강남권의 경우 공급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이 다소 낮아졌기 때문에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들어 마피 물량이 늘고 있고 신축 선호도가 높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신축 아파트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하는 수요자들이 늘어났다"며 "조합원 입장에서는 잔금 마련이나 추가분담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그 부담을 덜기 위해 매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매수자 입장에서도 조합원 물건에 대한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거래가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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