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ETF ‘고공행진’…전략과 전망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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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직원이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친환경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탄소배출권 가격이 톤당 100유로(약 14만원)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가장 큰 상승세를 보인 탄소배출권 ETF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다. 해당 ETF의 올해 수익률은 13.53%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와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 ETF는 연초 이후 각각 12.55%, 12.38%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도 11.98% 상승한 상태다.

2월 한 달만 봤을 때 탄소배출권 ETF의 평균 수익률은 15% 수준이다. 이는 레버리지와 인버스를 제외하면 수익률 부문에서 2~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탄소배출권 ETF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올 들어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다. 유럽연합(EU) 및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탄소국경조정 제도(CBAM) 법안과 유럽 배출권 거래 제도(EU Emissions Trading System) 개정안에 합의했다. 해당 내용으로 각 국가가 준비 절차를 밟고 있는 새 규제는 2039년까지 탄소배출량을 ‘0’으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특히 유럽 탄소배출권 값이 지난달 21일 사상 처음으로 톤(t)당 101유로를 넘어서면서 투심을 자극했다. 탄소배출권은 겨울철 예상보다 따뜻한 기후와 천연가스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치면서 1월 들어 크게 하락한 바 있다. 현재 탄소배출권은 90유로 중후반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고점을 찍고 있고 화석연료 사용량 감소와 유럽 내 기업들의 친환경 기술 투자 등 변화를 고려하면 하방경직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에 대한 화석연료 사용량 감소, 유럽 내 기업들의 친환경 기술 투자 소식이 들려오는 만큼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며 "또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제출하는 마감 시한이 오는 4월인 점을 감안하면 투기성 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의 탄소배출권 값은 일부 조정 국면을 거치면서 오는 4월까지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EU 배출권 가격은 수급 부담에 4월까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경기 둔화에 따라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규제 받는 산업들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단기적으로 탄소배출권 ETF 하락 요인 등이 있지만, CBAM 도입, 유럽 배출권 거래제도 개정 등으로 인해 관련 ETF는 지속해서 우상향할 것"이라며 "가격 조정이 올 때마다 분할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도 "가격 부담과 지정학적 요인으로 발생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탄소배출권 ETF는 변동성을 보일 수도 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ETF 투자의 기회가 지속적으로 발생 할 수 있어 정책적인 부분에 주목해 투자 판단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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