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할 사람이 없다"… 조선업계 인력난 '심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09 15:04

韓조선, 생산 인력 1만4000여명 부족… 공정 지연까지 발생



"외국 인력 수급·채용 지원에도 부족분 모두 채우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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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최근 수주 랠리에도 인력난에 시름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조선업계가 최근 연이은 수주 랠리에도 인력난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부와 함께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달 전 세계 발주량 가운데 74%(156만CGT)를 점유하며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총 수주잔량 역시 3863만CGT으로 집계되며 3.5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다.

정작 배를 만들 사람은 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사내 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조선소 인력은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 2021년 9만2687명으로 54% 감소했다. 산업부도 올해 말까지 조선업 생산 인력이 1만4000여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조선소에서는 도크(선박 건조장)에서의 공정이 지연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조선사들은 이 같은 일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선주로부터의 신뢰도가 하락, 글로벌 조선사들과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차후 선박 건조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선박의 인도 시기에 거액의 대금을 지급받는 헤비테일 계약 탓이다.

정부는 외국인력 수혈을 통해 급한 불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올해 초 ‘조선업 외국인력 도입애로 해소방안’을 발표하고 외국인력 도입 허용 비율과 연간 쿼터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300명의 외국 인력을 수혈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용접공 300명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올해까지 기능직(E-7, 특정활동 비자)과 비전문인력(E-9)을 포함해 1500∼2000명의 신규 외국인력을 도입한다는 목표다.

업계는 국내 인력이 충원돼야 부족분을 채울 수 있으나 ‘고노동·저임금’ 탓에 쉽지 않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조선업은 옥외 작업이 많은 만큼 그 강도 또한 높지만, 임금은 타 제조업 대비 102.8% 불과하다.

당장 임금을 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안된다. 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조선사들이 올해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지만, 경영 정상화와 임금 수준 상승엔 수 년이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인력난을 해소할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나, 국내 인력은 점차 빠져나가고 건조 일정이 일부 지연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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