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장 9년만에 또 큰불···타이어 40만개 전소
"피해 상황 확인 중···복구 기간 단축해 손실 최소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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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난 화재로 발생한 연기와 화염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조현범 회장 구속으로 ‘총수 부재’ 상황에 놓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대형 화재’라는 겹악재를 만났다. 대전 공장에 9년만에 또 불이나 타이어 40만개가 전소됐다. 당장 재산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고객사·지역사회와 신뢰 회복 등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소방청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9분께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큰 불이 났다. 소방 당국이 큰 불길을 잡는 데 13시간이 소요됐다.
이 불로 북쪽 2공장이 전소되고 타이어 40만개가 탄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검은 연기가 치솟으면서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구청이 마련한 대피소 등으로 대피해야 했다. 인근 3개 중·고교는 재량 휴업을 하거나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1979년 준공, 연간 23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 공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불로 회사가 입은 재산 피해 자체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대전공장은 4개 보험사에 1조8031억원 규모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상태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 측은 이날 "현재 사고 경위 및 피해 상황을 확인 중이며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이 조속한 사고 수습 및 복구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대전공장에서는 승용차, 트럭, 버스 등 다양한 차종의 타이어가 만들어진다. 이 곳에서 생산한 타이어는 65%가 수출되고 나머지 35%가 국내 완성차 업체에 공급된다.
한국타이어는 국내에 대전·금산, 해외에는 중국 3곳과 미국·헝가리·인도네시아 각 1곳 등 총 8개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공장 재가동 시점을 확인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은 높은 상태다. 특히 조 회장이 구속된 상태라 사건 수습이 자칫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회장은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 9일 검찰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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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대전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난 불로 인한 연기가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 |
조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업체 박지훈 대표와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자금 130억원 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일정 부분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회삿돈 수십억원을 유용해 자신의 집 수리나 외제차 구입 등에 쓴 혐의도 있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서는 앞으로 지역사회와의 신뢰도 회복해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큰 불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3월 금산공장 원료공장에서 불이 나 천연고무 등 저장원료 등을 태워 수백억원대 피해를 내고 7시간30분 만에 꺼졌다. 2006년 2월에는 대전공장 작업동 옥상에 불이 나 집진시설 등을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2010년 4월에는 금산공장 변전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공장 가동이 하루 중단됐다.
2014년 9월30일에는 대전공장 1공장 물류창고에서 대형 화재가 났다. 당시 불은 창고 내부와 18만3000여개의 타이어 제품을 모두 태웠다. 소방서 추산 66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낸 뒤 12시간 만에 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공급에 차질을 빚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