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포스코 등 이번주부터 주총
OCI 등 ‘인적분할’ 대치···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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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표대결’ 양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3월 ‘주총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요 기업들의 ‘표대결’ 양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을 비롯해 기업 분할, 행동주의펀드 주주제안 내용 등을 두고 다양한 기업들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총 시즌은 삼성전자(15일), 포스코홀딩스(17일) 등이 포문을 연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포스코홀딩스는 본사 포항 이전 등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인적·물적 분할 안건을 다루는 기업들이 주주들의 마음을 확인하느라 바쁘다. 현대백화점이 앞서 진행한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자사주 마법’으로 대주주의 지배력만 확장된다는 여론이 퍼지면서다.
OCI는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상정한다. 통과될 경우 OCI는 지주회사인 OCI홀딩스(존속법인)와 OCI(신설법인)로 나뉘게 된다. 이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은 지주회사가 맡고, 사업회사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첨단 화학소재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이밖에 대한제강, 동국제강, 이수화학 등이 인적분할을 위해 주주들의 의견을 묻는다.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원 두고 대립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은 오는 17일 주총을 연다. 이 회사 등기이사 11명 중 임기가 만료되는 인물은 총 6명이다. 양측은 이사회 구성원 교체를 두고 대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측이 이사로 추천한 이들은 대부분 최 회장에게 우호적인 인물이다.
행동주의펀드, 소액주주 등의 주주제안이 얼마나 먹혀들지도 관심사다. DB하이텍은 물적분할 여부를 두고, 남양유업은 자사주 매입 등을 두고 표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 농심홀딩스 소액주주들도 사측에 자사주 소각, 배당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이달 31일 열리는 KT 주총에서는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자가 선임될지 주목된다.
주주 행동주의 플랫폼 ‘비사이드’에는 현재 1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주주행동 캠페인 페이지가 열려 있다. 지난해 3월 3개 기업에 그쳤던 것이 1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주총 때 주주제안을 안건으로 상정한 12월 결산법인 상장사는 지난 9일 기준 32개사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16개사)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올해 상정된 주주제안 안건 중 이사·감사·감사위원 선임 관련이 20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금·주식배당(19건), 정관 변경(13건), 주식 취득·소각·처분(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주주환원책과 ESG 경영 강화 안건도 관심
주주환원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거나 ESG 경영 의지를 내비치는 곳도 상당수다. SK㈜는 오는 29일 주총을 열고 배당일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논의한다. SK하이닉스는 29일 주총서 여성 사외이사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다룬다. 현대차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1명씩 추가 선임하고 배당 절차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사업 목적 추가를 통해 중고차 사업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LG전자 역시 오는 27일 주총에서 사업 목적을 추가한다. ‘기간통신사업’과 ‘화장품 판매업’을 더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은 총수 3세인 조현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대표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방침이다. 이른바 ‘물컵 갑질’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5년만이다. 조 사장이 그룹 내 상장사 등기 임원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SM 경영권 분쟁 등이 일단락되며 올해 주총 시즌 ‘대형 이슈’는 없을 전망"이라면서도 "대주주와 소액주주간 이해관계가 다른 곳에서는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