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V80, SUV 한계를 넘어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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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양산차 업체들이 고민에 빠지는 순간이 있다. 차를 ‘너무 잘 만든’ 경우다. 생산량 한계 등 다양한 문제가 있겠지만 후속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도 큰 걱정거리다. 개발자들은 단순히 디자인만 변경해서는 고객 입맛을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제네시스 관계자들도 GV80을 두고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2020년 1월 차량이 출시된 이후 교체주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GV80은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 선수의 사고로 유명세를 탔다. 작년에는 출시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가 선정한 ‘최고의 수입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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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80을 시승했다. 도로 위에서 많이 접해 익숙한 얼굴이다. 브랜드 정체성을 알려주는 헤드램프, 넓고 큰 라디에이터 그릴 등이 웅장한 분위기를 풍긴다. 고객들이 이 차를 소비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진 듯하다. 과거에는 흰색·검은색 일색이었지만 최근에는 유채색이나 무광 등 개성을 살린 모델들이 많이 보인다.

실내 공간이 꽤 넓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45mm, 전폭 1975mm, 전고 1715mm, 축거 2955mm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로 경쟁사 모델 대비 실내 공간이 더 넓게 빠진 게 특징이다. 전장 5005mm, 축거 2996mm의 아우디 Q8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2022년형 모델부터 6인승이 추가돼 공간 활용도 역시 높아졌다. 2열 좌석에 독립시트 2개가 자리 잡았다. 3열을 접어 트렁크로 활용할 수도 있다.

210830 제네시스 2022 GV80 출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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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 GV70 등 제네시스 차량들의 실내 마감재를 보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차량들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가격은 더 저렴한데 더 고급스러운 자재를 사용한 듯하다. 실내 에어컨 냄새 및 세균 발생을 저감하는 애프터 블로우를 장착해 쾌적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시동을 끄고 30분 후 팬을 작동해 공조장치 내부를 건조시키고 습기를 제거하는 기능도 있다.

6인승 모델은 2열 시트에 1열과 동일한 가니쉬의 센터 콘솔을 비롯 무선 충전 시스템, 컵홀더, 수납함 등을 적용했다. 덕분에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2열 컴포트 패키지 선택 시 윙 아웃 헤드레스트, 원터치 릴렉스 모드 등이 적용된다.

승차감이 상당히 부드럽다. SUV보다는 세단에 가까운 주행감이다. 제네시스는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주행 시 안락감과 최적의 착좌감을 만들어주는 에르고 모션 시트를 동승석에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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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를 탈출하는 능력이 기대 이상이다. 차체 밸런스가 좋아 속도를 좀 붙여도 쏠리는 느낌이 없다. 서스펜션 설정도 SUV보다 세단에 가깝다. 조용하고 안락한 주행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풍절음을 상당히 잘 차단해 만족스러웠다.

3.5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다.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의 힘을 발휘한다. 5인승 20인치 기준 복합 연비는 8.6km/L다. 초반 가속감보다는 속도가 붙었을 때 추월가속 능력이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연비에 대한 부담이 좀 있지만 정속 주행을 하면 효율성이 크게 좋아진다.

주행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1차 충돌 이후 운전자가 일시적으로 차량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자동으로 차량을 제동해 2차 사고를 방지해주는 ‘다중 충돌방지 자동제동 시스템’(MCB)을 탑재했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OTA)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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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은 고급스러운 SUV를 원하는 운전자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승차감의 경우 SUV의 한계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제네시스 GV80의 가격은 6136만~7056만원에서 시작한다.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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