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망, 美 빼고 中 끼는 ‘최악 시나리오’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3.20 15:25

CHINA-RUSSIA/DIPLOMACY-XI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러시아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 진영 우군들 행보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친러 진영인 중국은 러시아와의 거리를 좁히며 전쟁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친우크라 진영 미국에서는 야당 유력 대선후보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축소를 강하게 주장하는 상황이다.

 

사회주의·독재 진영에서는 ‘일관된 기조’를 꾸준히 가져갈 동력이 더 튼튼한 반면, 자유 민주주의 진영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내부 도전’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 러시아·중국·이란, 반미 삼각편대 위협 고조

중·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으로 ‘반미 세력’ 결집을 꾀하는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기고문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서방 패권에 맞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 명령에 굴하지 않는 러시아와 중국을 저지하려 하며 그런 정책은 갈수록 격렬하고 공격적이 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시 주석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실은 기고문에서 미국을 겨냥, "패권, 패도,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러시아·이란이 미국·영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 등 서방에 맞서 한편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국제사회 영향력을 높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양면적 태도 국가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WP는 "시 주석의 방문은 푸틴이 서방으로부터 소외된 상황에서도 강력한 우방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하고 상징적인 격려"라며 "시 주석의 지지는 러시아에서 푸틴의 입지를 더욱 정당화하며 아프리카·중동·아시아·남미 지도자들에게 ‘같이 사업할만한 사람’이라는 신호를 보낸다"고 분석했다.

WP는 아울러 이번 시 주석 러시아 방문이 푸틴 대통령에게 대내와 이미지를 강화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 역시 미국에 대항하는 새로운 국제질서 구축을 중국이 주도할 것임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은 실제로 최근 중동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국교 정상화를 중재하며 ‘국제사회의 평화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중국은 시 주석 러시아 방문 주요 목적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라고 내세운 바 있다.

◇ 미국 등 서방 中 ‘무기 공급자’ 경계 속 먼저 균열

중국과 러시아 밀착을 경계하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특히 시 주석 방러 기간에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합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중국이 러시아에 포탄 등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중국·러시아·이란 편대가 생각 보다 공고한 ‘악의 축’이 아닐 수 있다며, 이들을 묶기 보다는 차별적으로 균열을 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미국 플레처대 교수이자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인 대니얼 드렌즈너 교수는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낸 기고문에서 러시아와 중국, 이란의 사이는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금 단결하는 모습은 다분히 자국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인 포석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드렌즈너 교수는 이어 미국 당국자들이 이들을 '하나의 적'으로 간주하고 일괄 대응할 것이 아니라 균열을 노리는 정책으로 맞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특히 이들 반미(反美) 진영에서 약한 고리는 중국이라고 봤다. 중국은 미국의 경쟁국으로서 러시아와 달리 국제사회 시스템에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잃을 것이 많다는 것이다.

다만 균열은 미국 내에서 더 먼저, 더 강하게 포착되고 있다. 미국 야당인 공화당에서 선두권을 다투는 차기 대권주자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보다 국내 문제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 13일 폭스뉴스의 시사 프로그램 ‘터커 칼슨 투나잇’에 보낸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영토 분쟁에 더 심하게 얽매이게 되는 것은 핵심적인 국익이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천재적"이라고 치켜세우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각종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주자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 뒤를 디샌티스 주지사가 뒤쫓는 상황이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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