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ID.2·테슬라 모델2·기아 EV3 출격 준비
"가격과 품질 모두 만족스러운 전기차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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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지난 15일(현지시간)2025년 양산 예정인 순수 전기차 ID.2all 컨셉카를 발표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축소·폐지되면서 자동차 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최근 소비 패턴을 저격해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독일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을 6000유로에서 4500유로로 1500유로(25%) 삭감했다. 차량가 4만유로 미만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에 대한 보조금(최대 6750유로)은 아예 폐지했다. 내년부터는 보조금 상한액을 3000유로로 더 줄인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역시 상한선을 6000유로에서 5000유로로 삭감했고 영국과 중국은 보조금 지급을 일괄 폐지했다. 한국의 전기차 보조금은 ‘성능보조금’ 상한을 기존 600만원에서 100만원 내린 500만원으로 확정됐다. 다만 차량가 기준은 5500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늘려 지원 대상이 31% 확대됐다.
보조금 정책 변화는 완성차 업계의 저가형 모델 개발 경쟁으로 이어졌다. 특히 폭스바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소형 해치백인 ‘ID.2올’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ID.2올의 가격을 2만5000유로(약 3495만원) 이하로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ID.2올은 3000만원대 가격에도 1회 충전 시 최대 450km(WLTP 기준) 주행거리 성능과 브랜드의 첨단 기능을 갖출 예정이다. 폭스바겐은 ID.2올뿐만 아니라 향후 2만유로(약 2796만원) 이하의 전기차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테슬라도 저가형 전기차인 ‘모델 2’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테슬라 인베스터 데이에서 반값 전기차 출시에 대한 내용이 나오진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M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 EV’를 올해 3분기 북미 시장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지엠 자체 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약 300마일(약 483km) 주행이 가능한 차량이다. 이쿼녹스 EV의 가격은 3만달러로 한화로 약 4000만원 정도다. 기존에 선보인 전기차 라인업에서 가장 저렴하다. 지엠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을 기반으로 저렴한 차량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는 이미 경·소형 전기차 등 저가 모델을 기반으로 빠르게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다. 상해GM우링의 초소형 전기차모델 ‘홍광 미니’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56만3400대 팔리며 글로벌 전기차 모델 판매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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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경형 SUV인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
현대차와 기아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기 광명공장에서 내년부터 양산하는 소형 전기 SUV는 3000만원대로 ‘EV3’라는 이름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EV3와 함께 준중형 전기차 EV4도 내년부터 광명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또 단종 수순을 밟았던 레이의 전기차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도 경형 SUV인 캐스퍼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보유한 전기차 라인업에 비해 저렴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조금의 변동에 대한 문제는 업계가 이전부터 고민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며 "가격과 품질 모두 만족스러운 전기차 개발에 불이 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kji0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