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3배 면적에 2만9200여 명 임직원 '구슬땀'
건물 14층 높이 17만4000㎥급 LNG선 위용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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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조선 생산현장 전경. 사진=한국조선해양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1972년 창립된 현대중공업은 여의도의 3배에 달하는 총 192만평(635만㎡) 부지에 선박 건조 도크 11곳·크레인 1610기·2만92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대형 조선소다. 고(故) 정주영 창업자가 외국 차관을 도입해 건설한 역사적인 산업 현장이기도 하다. 정 창업자가 영국 수출보증기구에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 보여주며 "16세기에 만든 대한민국 거북선이다. 한국은 영국보다 300년 더 빨리 이런 철갑선을 지었다"고 말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지난 22일 울산 동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조선 생산현장은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입구부터 눈길을 사로잡은 건 한 눈에 담기 힘든 정도로 거대한 골리앗 크레인과 건조중인 선박이다.
조선소는 250∼400개의 블록을 제조하고 이를 이어 붙여 선박을 제조한다. 레고(LEGO) 블록을 조립하는 것과 유사하다. 보통 하나의 블록의 무게는 150∼200t에 달해 이를 옮겨줄 골리앗 크레인 역시 필수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최대 1290t의 무게를 109m(아파트 36층 높이)까지 들어 올릴 수 있는 골리앗 크레인을 총 10기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내부로 진입하면 선박의 겉부분에 해당하는 작은 단위의 블록을 제작하기 위해 철판을 설계도면에 따라 자르고, 휘고, 용접하는 선각공장이 보인다. 선각 공장 내부에서는 용접공이 불꽃을 튀기면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배를 조립하는 도크가 펼쳐졌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 9개의 건조 도크를 가지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2009년 세계 최초로 연장을 실시한 제 1도크는 70만DWT(중량 톤수)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도크는 위에서 바라보면 알파벳 ‘T’자 형으로 돼있어 ‘T도크’라고도 불린다.
제 1도크 옆에는 현대중공업에서 가장 큰 100만DWT급 도크가 있다. 해당 도크는 길이만 672m, 폭은 92m, 높이는 13.4m에 달해 선박을 동시에 3∼4척 건조할 수 있다. 현재는 액화석유가스(LPG)선 2척과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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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하고있는 17만4000㎥급 LNG 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
조금 더 내부로 진입하자 건조중인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이 나타났다. 해당 선박은 길이 300m, 높이 35m, 폭 46m에 달하는 초대형 선박이다. 선박 앞에 다다르니 그 크기에 압도될 수 밖에 없었다. 17만4000㎥의 용량은 우리나라 전체 LNG 소비량의 1.5일치에 달한다.
건물 14층 높이의 선박은 선체에 오르는 것도 힘들었다. 지상에서 한참을 계단을 타고 올라가 밑을 내려다보면 두려움이 느껴진다. 선체 위에는 LNG를 저장하는 4기의 가스 탱크와 파이프 관이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LNG선 건조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LNG선은 천연가스를 액화시키기 위해 가스 탱크 내 온도를 영하 163℃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초저온·초고압을 견디는 가스 탱크의 기술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만수 조선 PM 부장은 "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품질도 가장 좋다"며 "중국은 우리의 기술력을 따라오기엔 부족하다"며 자신했다. 이어 그는 "지구 환경 오염으로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LNG선이 대세가 됐다"고 덧붙였다.
선체에서 6층 가량의 계단을 더 올라가면 조타실로 갈 수 있다. 조타실은 배에 탑재된 3만 마력급 엔진과 프로펠러 2기 및 전체적인 선박 운항을 조종하는 ‘두뇌’ 역할을 맡는다. 조타실에는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자리를 잡고 기능 점검을 하고 있었다. 2020년 7월에 수주한 이 선박은 올해 6월 건조를 마치고 선주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까지 21개국 330여 사의 선박을 인도했다. 올해는 특수선 2척을 포함해 총 46척의 선박에 대한 건조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연간 수주 목표의 132%에 달하는 67척(116억2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했고, 올해도 연초부터 가스운반선 등 수주 랠리를 이어오고 있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