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세미나 종합토론서 제기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전지성·이원희·이승주 기자]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CF100(사용전력 100%를 원전 등 무탄소전원으로 조달) 에너지원입니다. SMR 확대를 위해 신기술 개발과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합니다."
SMR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경북 구미시을) 공동주최로 열린 제6회 원자력세미나(주제 :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 방안’)의 종합토론에 참석해 SMR의 역할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SMR은 설비용량 1000메가와트(MW)급 일반 원자력 발전소보다 3분의 1정도 작은 300MW 규모로 발전을 하는 원자로를 말한다.
이날 세미나 종합토론은 좌장을 맡은 황진택 제주대학교 공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이어졌다.
종합토론에는 문상민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정책과장, 정민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과장,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김명로 한국전력기술 원자로설계 개발 본부장,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김진학 GS에너지 글로벌에너지사업개발부문장과 이날 세미나의 주제발표를 맡은 김한곤 혁신형 SMR기술개발 사업단장, 김용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가 참석했다.
▲황진택 제주대 공학과 교수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 "SMR 인류 기후위기 속에 최종병기…전 세계에 1000기까지 늘어날 것"
황진택 교수는 "지난해는 독특한 해다. 엄청난 태풍이 와서 포항제철이 침몰하는 등 기후변화 위력을 실감했다"며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삶의 문제들이 여러 위기 속에 있다. 지난 20일 발표된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6차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현재 상황이 생각 이상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토론 시작을 알렸다.
황 교수는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으로 우리나라를 지켰듯이 SMR이 인류의 위기에서 최종병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SMR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경제성과 기술성"이라고 기후변화에서 SMR의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김진학 GS에너지 글로벌에너지사업개발부문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SMR이 앞으로 전 세계에서 주력 에너지원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진학 부문장은 "앞으로 2030∼2950년까지 400~500MW 규모의 SMR이 100기에서 많게는 1000기 규모까지 전 세계에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시장이다 보니 미국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부문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다른 모형들에 대한 이해와 선행 사업 관련해 학습이 필요하다. 먼저 3.5세대의 미국 기술들을 우선 우리나라에 들여와 인·허가 경험을 가져야 한다"며 "이를 통해 i-SMR이 국내에서 사전 인·허가부터 운영 허가까지 그 체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가 미국의 선진 기술을 들여와 인·허가 체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받을 경우 우리 i-SMR 역시 큰 시장 중 하나인 미국으로 진출하는 데 있어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SMR이 사실 속도전이라는 측면에서 후발 주자로서 선진 기술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선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 내에서 선진 기술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미국의 SMR 기업인 뉴스케일의 장점을 우리가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용훈 교수는 "원자력 사업이 글로벌화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지만 제일 앞서나가는 뉴스케일의 성공이 꼭 필요하다"며 "뉴스케일이 실패한다면 SMR 시장이 아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개발하고있는 i-SMR은 뉴스케일 대비 출력도 크고 모듈 개수도 적고, 국내 공급망도 갖추고 있다"며 "뉴스케일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요인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잘 조화한다면, 뉴스케일이 열어놓은 시장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SMR 사업에 민간이 적극 참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허가 불확실성 해소"라며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규제 방향을 결정해줘야 하고, 미국이 했던 것과 같은 규제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간이 SMR의 제작·설계 기술을 소유할 수 있는 구조와 사업에 들어간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명로 한국전력기술 원자로설계 개발 본부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 "SMR 확대 위해 부지 확보와 규제 개선 마련 돼야"
SMR 확대를 위해 기술개발과 규제 완화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명로 본부장은 "기술개발과 규제완화가 빨리 마련돼야 한다. 지난 2021년부터 기본설계를 추진해왔으며 올해부터 더 상세하게 표준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인·허가 등 규제요건도 사전에 마련돼야 사업의 신속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에서 SMR 관련 연구개발이 많이 진행됐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신속하게 관련 기준들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MR에는 다수의 신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 등 제작하는 측면의 산업기준들도 신속히 마련돼야 한다. 각국의 기술 개발이 정부주도보다는 각각의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SMR의 신속한 개발을 위해 민간 자본의 투입과 회수가 빠르게 이뤄지도록 정책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속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SMR을 설치한 땅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동석 연구위원은 "실증로의 국내 건설이 가장 중요하다. 수입국의 관점으로 보면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시장에 많은데 만든 나라도 안 쓰는 물건을 굳이 살 이유는 없다"며 "2033년에 운전을 하려면 늦어도 2028년까지는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산업부가 조속히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연구위원은 "국내 고유기술 적용과 반복 건설 및 다수 모듈 고려가 핵심이다. 우리가 지적재산권을 소유해야 하고, 여러 개의 모듈 생산이 보장되어 생산비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수출이 가능해진다"며 "앞서가고 있는 뉴스케일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2031년까지 최초의 모듈을 완공해야 한다. 기술개발과 관련 인·허가 병행, 사업법인(SPC) 설립과 연구 및 홍보, 마케팅 공동 수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한곤 혁신형 SMR기술개발 사업단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SMR 관련 규제 해소를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내줘야 한다는 요청이 나왔다.
김한곤 사업단장은 "SMR 사업에서 많은 일들이 시차별로 이뤄져야 한다"며 "제작은 몇 년 뒤에 따라간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단에서 모두 될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중요한 건 규제"라고 토로했다.
김 사업단장은 "규제기관은 먼저 나가는 법이 없다. 규제는 사업자가 계속 요구해야 마지못해 규제를 풀어주는 게 규제기관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에 계신 분들이 말을 많이 해주셔야 규제 기관이 규제를 풀어준다"고 토론 참석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문상민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정책과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 "SMR 전력수급서 유력한 대안…"기술·정책 지원 나설 것"
정부 당국자들은 이같은 패널 참석자들의 지적에 SMR에 대한 정책지원과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상민 과장은 "SMR은 앞으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을 수 있는 유력한 대안으로 가치가 있다"며 "RE100(기업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에 대해서 논란이 많이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CF100으로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과장은 "CF100의 개념을 확산시킬 방침이다. SMR이 CF100의 중요한 대안"이라며 "과기부와 협력해 i-SMR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고 기업들에 대한 여러 지원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처럼 큰 발전소를 지어서 송전망을 구축해 에너지 소비지역으로 보내는 방안이 맞는지 의문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전력당국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SMR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대안으로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정민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과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정민원 과장은 "i-SMR 개발이 속도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며 "기술 개발 및 인·허가, 특허, 실적 등 모든 단계에서 속도를 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행 인허가 체계는 과거 대형 원전에 머물러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고 정부 간 협조를 통해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i-SMR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기술을 담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그 과정에서 제조 공정과 관련해 몇 가지 기술이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기술적인 누락으로 i-SMR 개발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추가적인 기술 개발에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용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가 30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 에너지경제신문과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혁신형 소형 모듈 원자료(i-SMR),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 방안’ 세미나에 참석, 종합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업계도 SMR 확대를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김용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두산에너빌리티가 파운드리 업체로 자리잡고 SMR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된 데엔 지난 5년간 물량이 없다 보니 물량을 우선 확보하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는 "그 과정에서 여러 고민을 통해 해외 선진 기업에 투자를 해서 물량을 받자라는 생각으로 추진하게 됐다"며 "현재 국내에서 i-SMR이 추진되고 있는데 i-SMR이 성공하기 위해선 공장 설비 투자도 해야 하고 확장은 물론, 필요에 따라 신축 공장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으로 기술 개발 통해 i-SMR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한 축을 담당하는 그런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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