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국내외에서 이미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차다. 올해 2월에는 5세대 모델 전체 라인업이 미국 자동차 평가 사이트 카즈닷컴 ‘2023 베스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뽑혔다. 그랜드 체로키는 이 부문 ‘역대 최다 수상 SUV’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지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을 시승했다. 국내에서는 이 외에도 2열의 ‘올 뉴 그랜드 체로키’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버전 ‘올 뉴 그랜드 체로키 4xe’를 만나볼 수 있다.
얼굴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지프 SUV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지녔는데 전체적으로는 ‘예쁜’ 느낌도 강하다. 클래식한 헤드램프 디자인, 길게 쭉 뻗은 측면 라인 등이 눈에 띈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5220mm, 전폭 1975mm, 전고 1795mm, 축거 3090mm다. 카니발과 축간 거리는 같은데 길이는 64mm 길다. 높이도 20mm 높아 보는 이를 압도한다. 에스컬레이드 보다는 길이가 160mm 짧다.
실내는 경쟁사 대형 SUV보다 더 넓게 느껴졌다. 머리 위 공간이 워낙 시원하게 뚫려있고 곳곳에 적재공간도 잘 마련한 덕분이다. 3열 좌석은 전동식으로 펴고 접을 수 있다. 3열은 키 180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다.
1·2열 시트를 잘 조절한다면 승객 모두 무릎 아래 공간이 좁다고 생각하지 않을 듯하다. 3열을 접으면 트렁크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 ‘차박’ 등 레저 활동을 하기에 충분한 크기다. 조금 과장하면 2열을 안접고도 잘 수 있는 수준이다.
운전석의 10.25인치 디지털 게이지 클러스터 컬러 디스플레이와 스티어링휠 중앙에 위치한 새로운 사각형의 지프 엠블럼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무조건 오프로드 감성만 강조하던 기존 모델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차선을 잡아주는 능력은 더 똑똑해졌고, 앞차와 거리를 조절하는 기능도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센터페시아에는 10.1인치 맵-인-클러스터 디스플레이 화면이 자리잡았다. 버튼들은 공조장치를 비롯해 기능을 조작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구성됐다.
가솔린 엔진을 품으면서 정숙성도 대폭 향상됐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해 엔진음이 확실히 줄어 만족스러웠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확실하게 잡아주는 느낌이다. 5세대로 진화하면서 온로드 주행에 적합한 차로 진화했다는 평가다.
엔진은 3.6L 6기통이다. 6400rpm에서 최고출력 286마력, 4000rpm에서 최대토크 35.1kg·m의 힘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이 꽤 좋다. 운전자 의도를 잘 파악해 원하는 만큼 엔진 회전수를 올려줬다. 빠른 속도가 필요할 때는 조금 과격할 정도로 기어 변속을 제한해 튕겨져 나가는 듯한 가속감을 제공한다. 초반 움직임이 굼뜰 것으로 예상했으나 착각이었다. 디젤 엔진을 품은 중형급 SUV보다 오히려 더 시원한 출발 능력을 보여줬다.
지프는 올 뉴 그랜드 체로키 L에 110개 이상의 주행 안전 편의 사양들을 적용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전방 카메라를 통해 차선을 감지하고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 모니터링 센서로 인접한 차량을 감지해 경고를 주는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 ‘보행자·자전거 감지 긴급 브레이킹 시스템’, 2·3열 탑승자를 실시간 확인 가능한 ‘뒷좌석 모니터링 카메라’ 및 ‘360도 서라운드 뷰 카메라’ 등이 눈에 띈다.
그랜드 체로키 L은 지프 브랜드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차라는 총평이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 기대 이상 성능을 보여줘 ‘SUV의 진수’라는 평가도 받는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L의 가격은 9820만~1억820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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