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자리 서초구에 내줘…전세가율도 최하위
평균전세가격은 3411만3000원로 1월보다 7.8% ↓
전문가 "강남구 전세가격 하락 당분간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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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경.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있는 서울 강남구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2년 6개월 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은 물론 전국 1위 자리마저도 내줬다. 당분간 강남구 입주물량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세가격이 어디까지 하락할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궁금증 또한 커지고 있다.
2일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강남구 3.3㎡ 당 평균전세가격은 3411만3000원으로 3700만7000원이었던 1월에 비해 289만4000원 떨어져 7.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국 평균전세가격 1위는 강남구에서 3486만5000원을 기록한 서초구로 바뀌었다. 이같은 전세가격 하락세는 강북구뿐 아니라 목동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특히 강남구 전세가격이 큰 폭 하락한 것의 주요 원인으로는 향후 지역 내 예정돼있는 대규모 입주물량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 내년까지 강남구 내 입주물량 쏟아져…타 지역도 전세가격 ↓
강남구에는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3375가구의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를 시작으로 오는 6월과 11월에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의 입주가 각각 예정돼 있다. 강남구에는 내년에도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어 전세가격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강남구 전세가격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락세는 신축보다는 상대적으로 구축인 단지들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30일 4억에 거래되면서 한 달여 만에 2억5000만원의 차이를 드러냈다.
개포동 ‘개포주공5단지’ 전용면적 61㎡ 또한 지난 2월 4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했지만 지난달 2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하면서 1억5000만원 급락했다.
전세가격 하락세는 강남구 이외의 타 지역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지난달 강북구 전세가격은 1650만8000원으로 1월(1768만6000원)에 비해 6.7% 하락했다. 참고로 2월 2억4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강북구 번동 ‘번동주공1단지’ 전용면적 49㎡는 지난달 1억6000만원에 거래되면서 한 달 만에 8000만원이나 빠졌다.
또한 지난 2월 4억원에 계약서를 작성했던 양천구 목동 ‘목동7단지아파트’ 전용면적 59㎡ 또한 지난달 3억3000만원에 계약되면서 한 달 새 7000만원 하락했다.
◇ 전세가율도 40% 붕괴 앞둬
전세가격이 큰 폭 하락하자 지난달 강남구 전세가율은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로 강남구는 지난달 41.6%로 집계되면서 40%선 붕괴를 앞두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와 개포주공5단지 61㎡의 최근 매매가격은 각각 20억4000만원, 19억9000만원으로 전세가격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의 고금리 상황으로 인해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면서 전세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강남구 전세가격 하락은 일시적일 뿐이며 분위기가 곧 반전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개포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가 입주를 시작했을 때 일시적으로 지역 내 전세가격이 폭락했지만 저렴한 물건이 빠른 시간 내에 빠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대규모 입주물량과 경기 악화 영향에 의해 일시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뿐, 강남구는 전세수요가 워낙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향후 전세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전문가들은 강남구 전세가격 하락세는 쏟아지는 입주물량의 영향으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연구원은 "입주물량이 많으면 전세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는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주 당시 송파구 전세가격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규 입주가 계속되면 상대적으로 구축 아파트 전세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전세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금리가 동결되고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상황이 된다면 가격 하락이 멈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