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연소 30대 지도자 뽑았더니...‘광란 파티’ 뒤 3위 털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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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핀란드 총선에서 30대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집권당이 결국 3위까지 내려 앉아 정권을 내줬다. 최근 사적인 파티 영상이 유출돼 논란을 일으킨 산나 마린 총리(37) 소속 사회민주당이 극우성향 핀란드인당에도 근소한 차이로 밀린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AFP·AP·블룸버그 통신 등은 2일(현지시간)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국민연합당은 20.8%, 핀란드인당은 20.1%, 사회민주당은 19.9%를 득표했다고 보도했다.

1위와 3위 격차가 1%p도 나지 않은 ‘초접전’을 벌인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정당은 총 200개 의석 중 48석, 46석, 43석을 차지하게 됐다.

페테리 오르포(53) 국민연합당 대표는 이에 "위대한 승리"라며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핀란드 정부를 꾸리기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리카 푸라 핀란드인당 대표도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역대 최고의 선거 결과"라고 말했다.

핀란드인당은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처음으로 의석을 확보한 신생 정당이다. 핀란드인당은 물가 급등과 경제 둔화 등으로 작년 여름부터 지지율이 급증했다.

핀란드인당은 이웃 나라인 스웨덴 내 조직폭력 문제를 이민자들과 연결 지어 반이민 정책을 주장해왔다. 유럽연합(EU) 탈퇴를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하다.

반면 마린 총리는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연합당, 핀란드인당에 축하한다"며 선거 결과가 "민주주의의 뜻"이라고 말했다.

앞서 마린 총리는 2019년 세계 최연소 선출직 정상이 됐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핀란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대해서는 다소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경제·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집권 당시 64%에서 최근 73%까지 올랐다. 경제성장률은 둔화했고 물가는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마린 총리가 사적인 자리에서 격정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유출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마린 총리가 마약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다만 그는 마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파티가 업무 태만이 아니라는 공식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신임 총리가 될 오르포 대표는 2007년 처음 입각해 재무부, 내무부, 농업삼림부 장관을 역임해왔다.

2016년부터는 국민연합당을 이끄는 등, 스타 신인이었던 마린 총리와 달리 안정적인 경력을 쌓아왔다.

그가 사회민주당과 핀란드인당 중 어느 정당과 연립정부를 꾸릴지는 분명하지 않다. AFP는 그가 두 당과 다양한 현안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오르포 대표는 차분하고 포용적이며 실용성을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마린 총리가 핀란드 경제 안정성을 약화했다고 비판해 왔다. 총선 기간에도 마린 정부 재정정책에 날을 세웠고, 투표 직전 AFP에 "핀란드에서 국민연합당이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부채 증가를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르포 대표는 핀란드인당 반이민 정책과 EU 탈퇴, 기후 정책에도 반대하고 있다.

그는 앞서 AFP에 "핀란드는 이민자의 노동력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으며 핀란드를 국제적인 국가로 열어두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2017년만 하더라도 극우 성향의 핀란드인당과는 연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핀란드인당과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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