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KB리브엠’ 정식서비스 임박…'기대반 우려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3 15:46

승인 가능성 높아…금융위, 16일 전 최종 결정



"생태계 훼손 우려…상생 방안·규제 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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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리브엠 홈페이지 캡쳐.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KB국민은행 알뜰폰 사업 ‘KB리브엠’의 정식 서비스가 임박했다. 금융권의 본격적인 알뜰폰 시장 진출이 예상되면서 소비자의 요금 부담 완화·선택권 확대 기대감과 과당경쟁으로 인한 생태계 훼손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 가입자 40만 돌파…승인되면 알뜰폰은 은행 부수업무로


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달 16일 KB리브엠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실증사업 특례기간이 만료된다. 이에 금융위원회 산하 혁신금융위원회 소위원회는 지난달 30일 KB리브엠 정식 서비스 승인 여부 논의를 개시했다. 심의 결과는 늦어도 특례기간 만료 전인 다음 주 중으로 결론 날 전망이다.

KB리브엠은 지난 2019년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돼 출시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4년(기본 2년+연장 2년)간 알뜰폰 사업을 영위했다. 저렴한 요금제와 제휴 프로모션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올해 2월 기준 가입자 수 40만을 넘어섰다.

현재 KB리브엠은 프로모션가로 월 2만5900원(LG U+망 기준)에 문자·통화 무제한과 함께 월 기본 데이터 11GB와 기본 데이터 소진 시 매일 2GB를 추가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동통신3사(6만원대)에 비해 파격적인 수준이고, 다른 알뜰폰 업체(3~4만원대)와 비교해도 저렴하다.

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통신 시장의 과점폐해를 지적하고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KB리브엠의 정식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가 KB리브엠을 최종 승인하면 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은 은행의 부수 업무로 인정받게 된다.


◇ 이동통신·알뜰폰 업계, 공정 경쟁 저해 우려 ‘한 목소리’

문제는 일부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업계가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KB리브엠 승인 이후 은행권에선 앞다퉈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은행들이 시장에 뛰어들면 오히려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KB리브엠 승인 논의에 앞서 이동통신사에 지급하는 원가인 ‘도매대가’ 이하 상품 판매 금지, 시장 점유율 규제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KMDA는 "과기정통부가 기존 이통사 자회사에 등록조건을 부과한 것과 동일하게 금융위도 은행들에 도매대가 이하의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하고 시장 점유율 50%를 넘기지 못하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각에선 현재 KB리브엠의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은 맞지만, 이 같은 소비자 혜택이 지속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존에 막대한 자본력으로 시장을 장악한 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빈번했고, 이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과 소비자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KB리브엠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던 것은 금융과 통신의 융합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고, 혁신 서비스를 발굴해 시장 성장에 기여하라는 취지였다"면서 "그간 KB리브엠이 원가 이하의 저렴한 요금제 출시 등으로 출혈경쟁을 한 측면이 있다 보니 정식 승인되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는 직격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업계 내부에서도 최종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다만, 시장의 지속성장을 위해 상생 방안과 규제 장치는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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