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이슈&트렌드] 배민, 작년 흑자전환 웃었지만 "올해가 문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04 17:44

일상회복 여파로 배달앱 이용자 감소 '고민'



음식서비스 거래액 6년만에 최대 낙폭 기록



배달비 부담 줄이고 커머스사업 확대 대응



쿠팡 멤버십 유료화 전략 반면교사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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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라이더(배달기사)의 음식 배달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배달의 민족(배민)이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과 이익을 달성했음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완연한 일상회복으로 전환하면서 배달앱 이용자 수가 줄고 있어 올해 ‘흑자 경영’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승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물가로 수수료·배달비 등 비용 부담으로 음식배달 주문 감소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 최대 이익에도 못 웃는 배민, 돌파구 찾기 고심

4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9471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2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2021년 배민이 757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외형과 내실’의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모두 성공한 셈이다.

그럼에도 배민은 미소를 짓지 못하고 있다. 일상회복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외부 활동이 늘며 시장 성장세가 꺾인 탓이다.

배달앱 업계는 사실 지난해부터 이미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배달앱 주문이 꾸준히 줄어들었는데, 올해도 이런 흐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조18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5% 감소했다. 2017년 이후 최대 폭의 감소이다.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다. 감소 폭도 지난해 12월(-7.9%), 올해 1월(-8.3%), 2월(-11.5%)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배민은 상황 타개를 위해 최근 업주와 소비자의 배달비 부담을 줄인 ‘알뜰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알뜰배달은 기존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지면서도, 배달동선에 따라 최적묶음배달을 시행해 식당과 소비자의 배달 비용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단건배달 ‘배민1’에 집중하던 배민이 이같은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배달비 부담에 소비자 불만이 컸기에 배달비 부담을 낮춰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배민은 음식 배달을 넘어 고객이 원하는 모든 상품을 배달하는 커머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생필품 장보기 퀵커머스 ‘B마트’와 일반 상인 입점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있는 ‘배민스토어’ 등에 입점 품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B마트는 배민이 직매입한 신선식품·생필품을 30분 내 배달해 주는 서비스이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부산과 대구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배민스토어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입점해 화장품·꽃·반려동물용품·잡화 등을 판매해 주문 즉시 받아볼 수 있다. B마트는 이달 말부턴 대형 프랜차이즈뿐 아니라 동네상점 등 개인판매자까지 서비스 대상을 확대한다.



◇ ‘충성고객’ 확보 가능 멤버십 필요

이같은 배민의 커머스 사업 확대 움직임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선 상권 분석이 효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상회복으로 오프라인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일반적인 상권보다는 시간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많은 상권을 타깃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배민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 기반을 구축한 만큼 쿠팡처럼 ‘멤버십’을 선보여 고객 이탈을 막고, 충성 고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 1133억원(8340만달러)의 영업이익으로, 전분기(3분기) 1037억원(7742만 달러)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흑자를 기록했다. 이어 올해는 2014년 로켓배송 사업을 본격화한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쿠팡의 지난해 수익성 개선 배경으로 ‘와우 멤버십’의 유료화 같은 전략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서용구 전 유통학회장은 "배민의 비즈니스 모델이 쿠팡처럼 일정시간이 지나서 수익이 나는 구조"라며 "(배민도) 충성고객을 중심으로 구독료를 받을 수 있는 멤버십이 구축돼야 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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