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여행’-인터파크 ‘쇼핑도서’-위메프 ‘메타쇼핑’ 인수
3사와 합쳐 국내 4위 규모, 해외물류 연계 시너지 확대
"네이버·신세계·쿠팡엔 못 미쳐"…업계, 판도변화 부정적
해외직구 특화 주력 불구 中알리바바 한국진출로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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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배 큐텐 사장 |
구 사장은 과거에 인터파크 재직시절 사내벤처로 지마켓을 설립해 키운 성공 창업자이다. 2008년 인터파크가 지마켓을 미국 이커머스 기업 이베이에 매각하자 구 사장은 이베이와 합작해 이커머스기업 큐텐을 세웠다. 큐텐은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장을 대상으로 해외직구몰을 운영하고 있으며, 구 사장은 큐텐 사세를 키우면서 한국 재진출을 모색해 왔다.
9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5일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티몬과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는 한식구가 됐다. 큐텐은 지난해 9월 티몬에 이어 올해 3월엔 인터파크 커머스를 인수한 바 있다.
큐텐이 인수한 티몬은 여행과 타임딜 등 마케팅 전략에 강점이 있다. 인터파크 커머스는 지난달 인터파크에서 쇼핑과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플랫폼으로 ‘쇼핑’과 ‘도서’ 카테고리, 위메프는 메타쇼핑 등을 통한 검색과 큐레이션 역량이 있다. 큐텐은 이번 인수로 3사의 장점이 결합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동남아 배달시스템과 3사 이커머스 멤버십의 상승효과를 노리는 해외직구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내 경쟁업체와 전문가들은 ‘큐텐 연합군’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예상한다.
산술적으로 비교하면,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에 위메프까지 합치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시장 8%대로, 11번가(6%)를 제치고 업계 4위로 올라설 수 있다. 네이버(17%), 신세계(15%, SSG닷컴·지마켓 포함), 쿠팡(13%) 등 국내 ‘이커머스 빅3’ 다음의 순위를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빅3 구도의 국내시장에서 단순히 점유율만으로 승기를 잡기는 어렵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종합몰’과 ‘버티컬 커머스(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로 나뉘는 데, 큐텐이 종합몰로써의 경쟁력은 크지 않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오히려, 큐텐 연합군이 해외직구몰에 특화된 강력한 버티컬(전문화) 이커머스로 도약을 노릴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국내에 이미 남성패션의 ‘무신사’, 신선식품 새벽배송의 ‘컬리’ 같은 대표적인 버티컬 이커머스가 선점하고 있어 큐텐이 국내 시장보다 해외직구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큐텐은 최근 위메프 인수 소식을 발표하며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해외직구 시장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힙입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규모는 9612만 건, 47억2500만 달러(약 6조2157억원)로, 전년보다 건수로는 8.8%, 금액으로는 1.4%가 늘어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직구 시장의 성장세는 긍정 요인이지만, 그만큼 관련 이커머스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어 큐텐의 성장 목표가 순조롭게 실현될 지에는 여전히 회의적 시각이 많다.
특히,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가 지난 달 초 국내 시장 10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히고, 배우 마동석을 첫 전속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광고·마케팅으로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무료배송 △타임세일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최근 CJ대한통운과 협력해 종전 1~2주 가량 소요되던 배송일을 3~5일 내로 크게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자상거래 전문가인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역 간의 거래 즉, 소비자 역외 거래 시장은 그렇게 쉬운 시장은 아니다"라며 "일단 알리익스프레스가 최근에 한국에서 굉장히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큐텐하고 연결되는 지역의 경쟁자들인 라자다나 쇼피파이 같은 경우에도 강력한 경쟁력을 구축하고 성장하고 있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r902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