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딜라이브 인수 안한다"…매각 타이밍 놓친 케이블TV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0 15:02

통신3사, 새 미디어 플랫폼 OTT에 관심…케이블TV 매력 떨어져

딜라이브

▲딜라이브 CI.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KT가 케이블TV ‘딜라이브’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업계에선 "예상대로"라는 반응이 나오는 한편, 앞으로도 한동안은 유료방송 시장 합종연횡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7일 ‘딜라이브 인수추진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부인)’ 공시를 통해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했지만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KT가 딜라이브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한 것은 4년 만이다. 앞서 KT는 2019년 3월 8일 딜라이브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한 조회공시를 받았고, 이전까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만 답변해왔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이동통신 3사 중심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루어져왔다. 2019년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합병했다. 이어 2021년 KT의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하면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였다. 한때는 유료방송시장 1위 기업인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해 더 영향력을 키우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왔으나,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대중화로 케이블TV의 매력은 점점 더 떨어지게 됐다.

관련업계에선 케이블TV 인수를 통한 유료방송 시장 합종연횡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상 케이블TV사를 인수할 만한 기업은 이동통신사 3곳인데, 3사 모두 유료방송 점유율 경쟁보다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으로 떠오른 OTT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케이블TV 평균 가입자 수는 1282만4705명으로, 2019년 상반기(1372만5885명) 대비 6.5% 가량 감소했다.

딜라이브의 매출도 점점 감소 추세다. 2018년 5508억원이었던 딜라이브 연매출은 이후 점진적으로 줄면서 2021년 4043억원을 기록했다. 딜라이브는 케이블TV의 강점인 지역성을 강화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자체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 분위기는 4~5년 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관심이 온통 OTT에 쏠려있는 상황에서 유료방송 M&A는 더 이상 매력적인 카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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