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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법안을 무더기 강제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 앞에 법안 통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잇따른 극단 대립으로 ‘독재 정권’ 프레임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소위 직회부 절차를 밟은 간호법 제정안·의료법 개정안 통과와 양곡관리법 재의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원내대책회의 뒤 "13일 본회의에서 양곡법 재의결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고,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상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본회의 안건 확정은 안 됐지만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찬성 토론과 함께 대정부질문도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를 상대로 여론전도 예고했다.
양곡법은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반발 속에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취임 뒤 처음으로 행사한 거부권에 막혀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이 법안이 다시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선 개헌선인 200석 가량 의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료법·간호법 역시 양곡법과 같은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법들과 관련해 "보건복지위에서 여야 만장일치로 처리된 법들"이라며 13일 본회의 처리 의지를 재차 밝혔다.
현재 본회의에 직회부 된 간호법 제정안은 현행 의료법 내 간호 관련 내용을 분리한 안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간호사 및 전문 간호사, 간호조무사 업무 명시와 이들 근무 환경·처우 개선에 관한 국가의 책무 등을 담았다.
민주당이 이렇게 강행 처리를 연이어 추진하는 배경은 계속되는 거부권이 여론에 ‘입법 폭주’ 보다 ‘거부권 남용’으로 읽힐 여지가 크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오 원내대변인은 "거부권이 잘못됐다는 게 많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민의를 대변해 정부에 (거부권 행사를) 강하게 따져 물을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런 개별 안건 단기전 외에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한 ‘50억 클럽 특검’ 장기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별검사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해당 안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 법안은 특검 임명 권한을 교섭단체가 아닌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에 부여했다. 대통령이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정당 중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에 후보자 추천을 서면 의뢰하면, 두 당이 15년 이상 ‘법원조직법’에 따른 직에 있던 변호사 중 합의한 특검 후보자 2명을 대통령에게 서면 추천하게 한 것이다.
다만 실질적인 법안 처리에는 양곡법·간호법 등 보다 더 높은 허들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표결에 동의하지 않을 시 특검법안이 법사위에 무한 계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본회의 표결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이 특검법 패스트트랙 경로를 밟게 되면, 상임위 또는 전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법사위 내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나 정의당 협조가 필수적인 셈이다.
민주당이 정의당 안을 일부 수정해 법안소위에서 통과시킨 점을 고려하면 향후 패스트트랙 절차에서 정의당 조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강행 처리 안건들에 대해 추가 거부권을 사용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 9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양곡법 거부권 행사와 관련, "강제적으로 남는 쌀을 무조건 다 사주는 조항은 농민을 위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그런 정책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이 저희 결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재의요구 같은 것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고 정말 자주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hg3to8@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