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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 중인 이창용 한은 총재(사진=블룸버그TV 화면캡쳐) |
이 총재는 미 워싱턴DC에서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별도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제약적인 수준에 와 있다"면서도 "현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자동으로 낮추도록 충분히 제약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4.2%로 내려왔지만 한은의 목표치인 2% 보다는 여전히 높으며,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자발적인 감산 등이 물가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또 한은이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인터뷰에서 또 다시 일축했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나오는 것에 대해 "과도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소비 및 수출 위축,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하반기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고금리 환경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건설 개발업체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의 손범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투자노트를 내고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올 하반기 금리 인하가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이와 관련해 "확실하다고 보기엔 시기상조"라며 최근 금리 동결에 나선 이유는 지난 18개월 동안 지속된 통화긴축에 따른 영향을 가늠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원화 통화가치의 추가 약세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의식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올 들어 한국 원화가 아시아 통화 중 아직도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과 유사한 일이 한국에서 벌어질 경우 "미국보다 예금 인출속도가 100배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뱅킹 등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더 보급화돼 은행권 불안과 관련된 리스크를 통제하기 더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는 이어 "이번 은행권 불안이 우리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줬다"며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SVB사태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익스포저 규모가 크지 않아 직적접인 영향은 적었다"며 "아직까지는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중앙은행들이 고물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란 주제로 14일(현지시간) 예정된 IMF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