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난해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2.74%…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16 11:31

지난해 한국 수출액 6835억8500만달러… 전 세계 2.74%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61% 이후 최저치 기록
"수출 점유율 0.1% 하락 시 일자리 14만개 감소 효과"

부산항

▲지난해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74%로 집계됐다. 사진은 부산항 부두.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세계무역기구(WTO)와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수출액은 24조9044억8900만달러로, 이 중 우리나라 수출액(6835억8500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2.74%로 집계됐다.

이로써 우리나라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20년 2.90%에서 2021년 2.88%로 떨어진 데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점유율(2.74%)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의해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겪은 2008년(2.61%) 이후 최저치다.

미·중 패권 다툼으로 세계적으로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 무역이 확산하고, 지난해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같은 기조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무역협회는 수출 점유율이 0.1%포인트 하락하면 약 14만개의 일자리 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수출 위기는 외부 요인뿐 아니라 내부 요인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기저에는 그만큼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이미 많이 진전된 이유도 있다"면서도 "그간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안주하며 수출 주력 업종 변화에 소홀해 수출 산업의 경쟁력과 역동성이 뒷걸음질 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위기 속 우리나라 수출액은 최근 6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고,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무역적자 행진은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적자 규모는 477억84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까지는 224억100만달러로 이미 지난해의 46.9%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전체 무역 규모에서 차지하는 무역적자의 비중은 3.4%로,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3.0%)보다 높았다.

무역수지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한국의 무역 구조상 세계 수요 변동에 민감한 중간재 품목의 수출 비중이 74%,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하는 탓이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3대 에너지원(석탄·석유·가스)의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 수지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 원장은 "주요국이 기존의 무역 질서를 무시하고 ‘보조금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단기적으로는 과감한 세제 지원과 보조금 지급 정책이 필요하다"며 "각국이 기관총을 나눠주며 전쟁을 치르는데, 한국만 소총으로 싸울 수 없는 비상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간재 수출 감소와 에너지 수입 증가라는 연쇄 고리를 중장기적으로 수출 품목 다변화와 고급화로 끊어내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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