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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공고 바라보는 청년들.연합뉴스 |
올해 우리 경제가 저성장 보다 더 낮은 저고용 국면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과 취업자 수 증가율 전망치 등을 토대로 고용 탄성치를 0.312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고용 탄성치(1.153)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고용 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눈 값이다. 이를 토대로 경제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를 가늠한다.
고용 탄성치가 크면 산업 성장에 비해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고용 탄성치가 작으면 성장 규모에 견줘볼 때 취업자는 좀처럼 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1.6%로 제시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13만명(0.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망 지표를 토대로 계산한 고용 탄성치는 0.312가 된다.
이는 지난해 고용 탄성치의 3분의 1은 물론 장기 평균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에 따르면, 취업자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1963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고용 탄성치의 평균값(장기평균치)은 0.34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 고용 탄성치는 경제 성장과 함께 대체로 하락하는 흐름이다.
2010년대의 경우 2011년 0.567에서 2012년 0.708, 2013년 0.437에 이어 2014년 0.75로 나타났다.
이후 2015년 0.392, 2016년 0.310, 2017년 0.375에 이어 2018년에는 0.137로 떨어졌다. 2019년에는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는 역성장과 고용 감소를 경험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0.341로 회복한 뒤 코로나19 관련 각종 규제가 해제된 지난해엔 1.153으로 급등했다. 취업자 수가 무려 81만 6000명 증가하면서다.
통상 고용탄성치는 개발도상국 수준에선 높았다가 경제가 성숙해지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주력 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용탄성치가 똑같은 0.3대라 하더라도 2010년대 중반과 올해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고용탄성치가 0.3대를 기록한 2015∼2017년, 2021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살펴보면 2015년 2.8%, 2016년 2.9%, 2017년 3.2%, 2021년 4.1% 등이다. 이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를 훨씬 상회했다.
반면 올해는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는 가운데 일자리도 증가도 뚝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고용 증가 폭에는 지난해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고용 증가를 견인했던 정보기술(IT) 분야 위축에 경기 부진으로 대면서비스업 회복 속도도 빠르지 않은 상황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이에 "청년층 등 고용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 측면이 커질 수 있다. 이들이 사회적 경험을 축적해 생산성을 높여가야 하는 시기에 취업이 어려우면 장기적으로 경제 전체적으로 손실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고용 탄성치 하락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경제 전반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 고용 탄성치를 유지하면서 저부가가치 일자리를 고부가가치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단순히 고용 숫자만 늘리거나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지 못하는 재정 일자리 등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배터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생산성이 낮은 일자리를 높은 일자리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