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기준 영업 주유소 1만1144개소…최근 5년간 5.2% 감소
전기차 확대와 치열한 경쟁으로 문 닫는 주유소 늘어
정유업계, 전기차 충전소·물류 서비스 거점 등으로 활로 모색
▲GS칼텍스는 이케아코리아와 주유소의 물류 거점화를 꾀했다. 이케아 픽업 서비스 공간 이미지 |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이 도입된 SK박미주유소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와 주유소 간 치열한 경쟁으로 국내 주유소 숫자가 갈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유소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말 1만1750개였던 주유소는 2022년 말 기준 1만1144개소로 5.2% 줄었다. 이러한 추세에 정유업계는 활로 모색 차원으로 주유소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석유관리원은 주유소 감소 이유에 대해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라며 "특히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 및 광역시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업체간 치열한 경쟁과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등 경영상의 어려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년 말 대비 감소율이 가장 큰 도시는 대전(-5.7%), 서울(-5.5%), 대구(-4.1%) 순으로, 제주(증감 없음)를 제외한 모든 시·도가 감소세를 보였다.
전기차 확대와 업체간 치열한 경쟁으로 주유소가 갈수록 줄어들자 정유업계도 활로 모색에 나섰다. 기존 주유와 세차 서비스 중심에서 벗어나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충전 시설 및 물류 거점 등 다양한 서비스를 더하기 시작한 것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서울 금천구에 자리한 박미주유소에 국내 1호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을 개소하며 ‘친환경 플랫폼 네트워크’로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에너지슈퍼스테이션은 주유소와 LPG 충전소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연료전지를 설치·발전해 전기차 충전 수요에 활용하는 미래형 융복합 주유소를 뜻한다. 도심 분산발전을 통한 전력 자립률 향상은 물론이고, 송·배전 손실 최소화와 안정적인 전기차 충전망 구축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케아코리아와 글로벌 여행짐 서비스 굿럭컴퍼니(Goodlugg)와 함께 주유소 픽업 센터를 전국 주요 시·도에 1개소 이상 확대해 운영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GS칼텍스가 공개한 주유소 픽업 센터는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도심지 소형 물류허브 역할을 골자로 한다. 이미 2021년 서울 강남구 소재 삼성로 주유소에서 최초로 시작한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이외에도 지난해엔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들과 도심 항공 교통(UAM)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했다.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른바 ‘하늘을 나는 택시’인 UAM의 이착륙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 측은 "기존 주유소를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확장하고자 여러 기업과 주유소 픽업 센터를 통한 다양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최초의 주유소 상장 리츠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최근 보유한 지역거점(인천 미추홀구·경남 창원시 소재) 2곳을 전기차 충전소로 용도 전환했다. 그러면서 사명을 변경하고 모빌리티 리츠로 재탄생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이번 용도 전환을 계기로 코람코에너지리츠의 주유소 자산을 줄이는 대신 EV전용시설을 확대해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맞는 포트폴리오로 재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