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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미국 방문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만 문제 등과 관련해 러시아·중국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반발이 뒤따르고 있다.
북한 핵 위협이 날로 고조되는 가운데 운 대통령이 북·중·러 밀착에 한·미·일 공조 강화로 대응하면서 대립이 한층 첨예해 지는 양상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라는 전제를 달아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 무기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조건부’로 시사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도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러시아는 ‘전쟁 개입’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북한에 대한 무기 지원 맞불 카드를 거론한데 이어 20일 한국의 무기 지원을 ‘적대적 행위’로 규정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전날 "그 나라(한국) 국민이 러시아의 최신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있는 것을 볼 때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며 "그들 말대로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주고받는 대가)"라고 위협했다.
같은 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도 "무기 공급 시작은 특정 단계의 전쟁 개입을 간접적으로 뜻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역시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이 "러시아는 키이우 꼭두각시 정권을 우리에 대한 하이브리드 대리전의 도구로 선택한 집단적 서방(서방 동맹)에 대항해 방어전을 치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무기 공급은 그것이 어느 나라에 의해 이뤄지든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반러 행동으로 간주한다"고 엄포를 놨다.
중국도 대만 문제에 "참견 말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 자신의 일"이라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왕 대변인은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으며,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라며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며,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대만해협 정세 긴장의 근본 원인은 섬(대만) 내부의 대만 독립 분자가 외부 세력의 지지와 종용 하에 분열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 발언을 반박했다.
그는 "대만 독립 행위와 평화·안정은 물과 불처럼 서로 섞일 수 없다"며 "대만해협 정세와 지역의 평화·안녕을 수호하려면 대만 독립과 외부 간섭에 명확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과 한국은 모두 유엔에 가입한 주권 국가로, 한반도 문제와 대만 문제는 성질과 경위가 완전히 달라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중국과 북한을 한데 묶는 일각의 시선에 거리를 뒀다.
국내에서도 야당이 이런 러시아와 중국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어제 하루는 대통령의 말 몇 마디로 대한민국이, 또 대한민국 국민들이 수천냥의 빚을 진 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 간의 문제는 쉽게 표현하거나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의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양안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대중 관계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서 대한민국 경제에도, 대한민국 안보에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문제도 마찬가지"라며 "군사 지원 문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해서 대러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동북아 평화 안정에 큰 부담되지 않을까 정말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역사적 진실을 건 대일(對日) 외교전에서 일본 편을 든 대통령도 처음이었지만, 러시아 같은 인접 국가와 적대 관계를 자처하는 무모하고 무지한 대통령도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정책위의장은 "미국과 얘기가 된 ‘하청 발언’이라면 미국도, 윤 대통령도 용납될 수 없다"며 미국을 향한 ‘굴종 외교론’도 폈다.
그는 "알아서 긴 ‘선제적 굴종’이라면 즉각 (발언을) 취소하고, 러시아에 해명하고, 국민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hg3to8@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