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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기자회견 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 지도자급 정치인들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요청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으로부터 "우파를 천하통일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전 목사 영향력이 보다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3·8전당대회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를 일정 시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설명자료에서 "(당 대표)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로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도움 요청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전 목사가 ‘향후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시 본인의 동의를 받으라’는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왔고, 즉시 그러한 요구를 거절한 바 있다"며 "그 후 전 목사가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결국 도와주겠다고 하지 않았던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언론매체는 이날 오후 ‘김 대표가 전당대회 전 도와달라고 했고, 돕지 않았으면 절대 1차(경선)에서 이기지 못했을 것’이라는 전 목사 주장을 보도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링크하며 "도움을 요청한 게 사실이라면 그냥 이제 일말의 기대치도 없으니 저분(전 목사)을 상임 고문으로 모시십시오"라고 비꼬았다.
김 대표와 전 목사를 싸잡아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 대표에 의해 당 상임고문직에서 면직된 일을 꼬집은 것이다.
당시 홍 시장은 "(김 대표가) ‘그 사람(전 목사)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고 따져 물은 바 있다.
홍 시장은 이후 자신의 당 상임고문 면직에 대해서도 "스스로 이사야라고 칭송한 욕설 극우목사나 끼고 돌면서 꺼꾸로 나를 배제한 김기현 대표의 엉뚱한 화풀이"라고 반발했다.
김 대표는 과거 한 연설에서 전 목사를 성경에 등장하는 ‘이사야 선지자’로 추켜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의힘 대표가 전 목사에 도움을 받거나 요청하는 과정에서 ‘공천 거래’를 요구 받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라디오 방송에서 "내가 기억하기로는 황교안 대표 때 전 목사 측에서 책임당원을 우리 당원에 많이 집어넣었다고 한다"며 "(이후로) 내부 경선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니까 최고위원이나 당 대표 나온 사람들이 거기에 손을 안 벌릴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8일 라디오 방송에서 전 목사와 도움을 주고받는 협력 관계였던 점을 인정하며 "(전 목사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할 때 본인하고 상의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상황에 "말도 안 된다고 대꾸도 안했지만 그런 잘못된 정치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제가 같이 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후 전 목사와 사이가 틀어진 뒤 황 전 대표는 현재 전 목사와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다만 홍 시장 본인 역시 전 목사에게 도움을 받고 요청한 적도 있다는 점은 시인한 상태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라디오 방송에서 "탄핵대선 때 지지율 4%가 안 되는 당을 도와주겠다고 와서 이야기하길래 참 고맙게 생각했다. (전 목사를) 그때 처음 봤다"며 지난 대선 경선 때도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전화)한 것 같은 기억은 난다"면서도 "경선 때야 아무한테나 도와달라고 전화해야지"라고 덧붙였다.
hg3to8@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