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최악 실적’에도 주가전망은 '맑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4.27 15:34

1분기 삼전 반도체 부문 영업손실...하이닉스 적자행진



수요 부진 계속되며 상반기 내내 실적 악화 이어져



하반기 업황 회복 개대... 양사 매수의견, 목표주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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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 2라인 전경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반도체 악몽’이 현실이 됐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이어지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처참한 1분기 실적을 받아들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공급과잉 및 수요 부진이 2분기까지 이어지며 양사의 실적 부진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초 이후 오히려 올랐고, 주가 전망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상반기 실적 부진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고, 오는 하반기 이후 반도체 업황 회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은 63조7454억원, 영업이익 6402억원이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9.54%, 85.13% 감소한 수치로 ‘어닝 쇼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기순이익은 1조5746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93.40%나 급감했다.

세부 실적은 더욱 암울하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지난 1분기 영업손실 4조5800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갤럭시 S23’의 흥행으로 모바일 사업부가 매출 31조8200억원, 영업이익 3조9400억원을 기록하며 암울한 실적을 상당 부분 커버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도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지난 26일 공시된 SK하이닉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잠정 기준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 규모였다.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국내 반도체 대표주들의 실적 부진은 반도체 업황이 하향 사이클을 타며 바닥을 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증가한 전자제품 수요가 리오프닝 이후 꺾였고,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주력 생산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줄었다. 반면 계속되는 공급으로 시장에 재고가 쌓여 메모리 가격이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수요부진이 오는 2분기까지 이어지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부진도 2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21년 한 때 ‘10만 전자’를 노리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해 작년 12월 5만원선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도 작년 2월 12만원선을 기록했지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반도체 파운드리에 집중된 탓에 작년 12월 7만원대까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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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지난 2020년 9월부터 현재까지 월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 증권


그러나 금투업계에서 평가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은 그리 나쁘지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15.86% 올랐으며, 동기간 SK하이닉스 역시 16.64% 오른 상태다. 양사의 1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 됐으며,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저점을 통과하고 오는 하반기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감산을 선언한 것도 반도체 업황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공급 축소를 통한 공급자 주도의 업황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2분기 재고 정점 확인 후 3분기부터 재고 감소를 전망한다"며 " 1위 경쟁사의 감산 공식화로 이뤄질 공급 축소와 수요의 개선은 재고 소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대부분 매수의견과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8만3400원으로 11.20% 상향했다. 같은 날 신영증권은 7만6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7만1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키움증권은 7만8000원에서 8만원으로 올렸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IBK투자증권이 이달 11일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상반기 수요부진이 계속되면서 작년 수준의 연간 실적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될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날 공시한 분기배당의 배당률은 지난 3년과 같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고 있는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주가가 해당 업종의 업황을 약 6개월 정도 선반영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현재 반도체 관련주에 충분히 투자매력이 있는 셈"이라며 "점차 전자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도 늘어나면서 내년~내후년 쯤에는 오히려 공급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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