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KB 순익 신한보다 1100억 앞서
이자·비이자익, 비용 효율 등 KB 우세
3월 취임 진 회장, 경영성과 보여줘야
임기 마지막 윤 회장, 유종의 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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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1분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첫 실적 대결에서 윤종규 회장이 승리를 거뒀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모두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질렀다.
취임 후 첫 성적표를 받은 진옥동 회장이 리딩금융 수성에 실패한 만큼 다시 리딩금융을 되찾기 위한 설욕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4976억원으로 신한금융 순이익(1조3880억원)을 약 1100억원 앞질렀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KB금융을 따돌리고 리딩금융에 올랐지만 올 들어 리딩금융 자리를 KB금융에 내주게 됐다.
1분기 금융그룹들은 이자이익이 정체된 가운데 비이자이익을 기반으로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순이익을 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고, 신한금융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부적으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보면 KB금융의 성적이 더 좋았다.
이자이익의 경우 KB금융은 2조7856억원, 신한금융은 2조54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5.1%, 2% 각각 늘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KB금융이 2.04%로 전분기 대비 5bp(1bp=0.01%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신한금융은 NIM이 1.94%로 같은 기간 4bp 축소됐다.
비이자이익은 KB금융 1조5745억원, 신한금융 1조329억원으로 KB금융이 5000억원 이상 더 많았다. 특히 KB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77.7%나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기타영업손익이 712억원 적자였는데, 올해 1분기에 6561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은 1년 전 대비 17% 확대됐다.
충당금 적립액도 KB금융이 더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KB금융의 실적이 더 좋았다. 경기 위축 우려에 따라 금융그룹들은 올해 1분기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추가 적립했다. KB금융의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6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58.3%나 늘었다. 신한금융의 대손전입액은 4610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89.4% 증가했다.
일반관리비(판매관리비)의 규모는 KB금융이 더 컸지만 비용의 효율성은 KB금융이 더 높았다. KB금융의 일반관리비는 1조5663억원으로 5.7% 늘었다. 신한금융의 판매관리비는 1조3559억원으로 8.8% 커졌다. 단 영업이익경비율(CIR)을 보면 KB금융은 35.9%, 신한금융은 37.9%로 나타났다. CIR은 금융사가 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를 얼마나 지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CIR이 낮을 수록 기업의 경영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주요 계열사 실적을 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모두 931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단 은행 중에서는 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970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증권 부문에서는 KB증권이 1406억원, 신한투자증권이 1194억원의 순이익을, 카드 부문에서는 신한카드가 1667억원, KB국민카드가 8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진옥동 회장이 올해 3월 취임한 만큼 이번 1분기 실적이 진 회장의 경영 성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취임 후 곧바로 받은 성적표란 점에서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진 회장은 앞으로 경영 능력을 숫자로 증명해 내야 한다. 특히 신한금융이 지난해 증권사 사옥 매각 이익을 기반으로 리딩금융 자리를 거머쥘 수 있었던 만큼 일회성 이익을 뛰어넘는 수익 창출력을 보여줘야 한다.
윤종규 회장 또한 올해 마지막 임기를 앞두고 있어 리딩금융이란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금융사들이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CEO(최고경영자)의 경영 능력은 경영 성과로 보여진다"며 "연임 여부를 결정할 때도 실적은 중요한 요소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