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금융그룹 보험사 중 순이익 1위
신한라이프 선방 속 신한EZ손보 적자 지속
하나금융지주, 생보-손보사 1분기 순손실
보험사 매물 있지만..인수시 득보다 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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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에서 손해보험사의 저력이 입증됐다. KB금융지주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이 금융지주 계열 손해보험, 생명보험사 가운데 순이익 1위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생보, 손보 모두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중장기 업황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금융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 관점에서는 여전히 보험사가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우량 손해보험사 인수가 더욱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MG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가 매물로 나왔거나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금융지주사가 탐낼 만큼의 규모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 KB손보, 1분기 손이익 25.7% 성장...KB금융 ‘포트폴리오 저력’ 입증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1분기 순이익 25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7% 증가했다. 보험 계약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뜻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작년 1분기 7조582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조1900억원으로 8%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1분기 76.8%로 적정 손해율(78~80%)을 하회하는 등 손해율도 안정적이다.
KB손보 관계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장기 인보험, 보장성 보험 판매에 주력하면서 CSM, 손해율 등 각종 지표가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며 "지난 1분기 한국타이어 대형화재 보상 관련 일회성 이익이 있었음에도 1년 전보다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유가파생손익도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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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순이익 추이.(자료=KB금융) |
이렇듯 KB손해보험 실적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의 저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우량 손보사를 보유한 곳이 KB금융그룹이기 때문이다.
실제 KB손보는 4대 금융지주 생보, 손보 등 전체 보험사 중에서도 순이익 규모 측면에서 압도적이다. 같은 KB금융 계열이자 구 KB생명보험,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은 1분기 순이익 937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과 리딩금융을 다투는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생보사는 선방한 반면 손해보험사는 아직 실적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의 1분기 순이익은 13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1분기 중 희망퇴직 비용 323억원이 인식되면서 보험손익이 감소했고, IT통합 비용 상각에 따른 기타 손익도 줄어든 영향이다.
신한라이프 측은 "IT통합 비용, 희망퇴직 비용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선방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작년 7월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은 1분기 9억원의 적자를 냈다.
◇ "매력적인 매물 없다"...금융그룹, '기다림' 계속
하나금융은 손보, 생보 두 곳 다 적자가 지속됐다. 하나생명은 1분기 20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하나손해보험은 1분기 장기보험 판매를 위한 인프라 구축비용 등이 투입되면서 83억원의 적자를 봤다. 결국 KB금융을 제외하면 신한지주, 하나금융 모두 우량 손보사 인수가 절실하다는 점이 이번 1분기 실적에서 확인된 셈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증권사, 보험사를 갖추지 않은 우리금융지주도 관련 회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다만 현재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거나 매물로 나온 보험사 가운데 금융그룹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만한 인수 후보군은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등의 경우 자칫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에 나섰다가 자본 확충에 대한 부담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 삼성 등) 그룹사들이 선택과 집중에 따라 우량 보험사를 매물로 내놓지 않는 한 모든 금융그룹이 탐낼만한 우량 보험사는 당분간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그룹 입장에서 덩치가 큰 보험사라면 어느 정도의 재무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충분히 인수를 검토하겠지만, 현재 시장에 매물로 거론되는 보험사는 인수시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체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생보사는 보장성보험을, 손보사는 장기인보험의 비중이 높으면서 CSM 확보에 집중한 회사가 IFRS17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보험사에 적용되는 올해 회계기준과 작년 회계기준이 다른 만큼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보험사 매물을 검토할 때 상반기 실적, CSM 규모 등을 세부적으로 뜯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