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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교민 구출작전에 동원된 공군 C-130J 수송기가 4월28일 오후 김해기지에 착륙한 뒤 주기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C-130J 수송기는 세계 1위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제작한 스테디 셀러 수송기다. 사진=연합뉴스 |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대우조선이 2001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22년만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하순 양사의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한화와 대우조선이 잠수함 등 군함 건조 입찰에서 짬짜미해선 안 된다는 조건이다. 대우조선은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꾼 뒤 새롭게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앓던 이를 뽑았다.
양사의 결합을 두고 언론은 ‘한국판 록히드 마틴’의 탄생이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록히드 마틴이 어떤 회사인지, 한화의 꿈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지 짚어보자.
◇ 세계 1위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
미국 방산기업 록히드(Lockheed)의 역사는 1926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앨런 록히드는 존 노스롭 등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에 록히드항공사를 설립했다. 사명은 창업주의 이름에서 따왔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어에 따르면 록히드는 2차 세계대전 때 P-38 전투기로 명성을 쌓았다. P-38은 특히 일본 전투기를 격추하는 데 명수였다.
1995년 록히드는 마틴 마리에타와 합병한다. 이때부터 회사 이름이 록히드 마틴으로 바뀌었다. 2022년 초 기준 전체 종업원 수가 11만5000명이며, 이중 6만명이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다.
지난달 우리 군은 아프리카 수단에서 교민을 구출할 때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를 투입했다. C-130 시리즈는 록히드 마틴이 자랑하는 수송기다. 1956년 출시된 이래 약 70년이 흘렀으나 지금도 인기가 식지 않은 최장수 군 항공기로 꼽힌다. 슈퍼 허큘리스는 그 중에서도 최신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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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로고. |
또 지난달 한·미 공군이 연합작전을 펼 때 우리 공군은 최신예 F-35A 다목적 스텔스기를 투입했다. 역시 록히드 마틴의 주력 전투기다.
미국 군사전문지 디펜스 뉴스는 2022년 전세계 방위산업체 순위에서 록히드 마틴을 1위에 올렸다. 2021년 매출이 67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90조원에 이른다. 국가별로 보면 글로벌 방산 시장은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가운데 중국, 프랑스, 일본, 독일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판도다. 국내 기업 중에선 한화가 30위로 가장 높다. 하지만 매출은 약 72억달러로 록히드 마틴과 비교하면 10분의 1을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 화약으로 출발한 한화의 꿈
한화그룹은 1952년 현암 김종희가 설립한 한국화약이 모태다. 한화는 한국화약을 줄인 말이다. 이름에서 보듯 한화는 방위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화의 방위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끈다. K9 자주포는 국제 무기시장에서 명품으로 꼽힌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사업에도 깊숙이 간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은 작년 동기와 비교할 때 385% 증가한 2285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다. 수출(4749억원)이 사상 처음 내수 매출(3666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 분야가 주특기다.
현재 한화 방산 라인업에서 빠진 게 잠수함 등 군함이다. 대우조선은 이 공간을 채울 수 있다. 특히 대우조선은 잠수함 건조에서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는다. 이렇게 되면 한화는 우주, 하늘, 땅, 바다를 아우르는 종합 방산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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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에서 K9 자주포가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그러나 대우조선 인수가 온통 장밋빛으로 가득찬 것은 아니다. 대우조선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상선 부문이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한다. 잠수함 등 특수선은 10% 안팎에 그친다. 한화는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데 2조원이 들었다. 그런데 대우조선은 장기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한화+대우조선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무엇보다 상선 부문이 살아나야 한다. 한화로선 올들어 글로벌 조선업황이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는 게 천만다행이다.
◇ 한국 무기산업의 미래
지난 3월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5년 간(2018~2022년) 한국의 무기수출 규모가 74%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세계 방산수출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했다. 이는 직전 5년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첨단 무기는 전자 기술력이 필수다. 그 점에서 IT 강국 한국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국의 무기 생산능력이 새삼 주목을 끌었다. 미국에 포탄을 대량 ‘대여’하기도 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재임 1953~1961년)은 1961년 고별사에서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군산복합체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산업체 주가는 전쟁이 터져야 오른다. 긴 평화는 방산업체에 악재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다. 이게 현실이다. 서로 으르렁대는 국제정치에서 혼자 고고한 척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우리도 록히드 마틴 같은 메이저 방산기업을 갖는 편이 낫다.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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