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사태·2차전지주 과열에 투자자 ‘몸 사리기’
美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시장 불확실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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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셀 인 메이(Sell in May)’ 법칙이 올해도 적용될지를 놓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셀 인 메이’는 주식 시장에서 통용되는 격언으로 통상적으로 주식시장이 연초 랠리를 이어가다 5월에 위축되기 때문에 매도포지션을 취하라는 의미다. 올해 역시 최근 주가조작 논란이 불거진 데다 2차전지주 과열현상이 지목되면서 ‘셀 인 메이’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5월 평균 코스피 주가 등락률은 -1.1%다. 같은 기간 4월 평균 코스피 주가 등락률이 3.5%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연도별로 5월 평균 주가등락률을 살펴보면 2018년은 -3.7%, 2019년은 -7.3%를 기록하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식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2020년과 2021년에는 주가 상승률이 각각 4.2%, 1.8%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5월 하락률은 -0.3%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이처럼 통계적으로 5월이 하락 가능성이 높은 데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에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면서 ‘셀 인 메이’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갑자기 불거진 상장사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투자 심리는 더욱 위축된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SG증권발 매물 폭탄에 8개 상장사의 주가가 연이어 하한가를 기록한 이후 주가 폭락과 함께 재력가나 연예인까지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다.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하한가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8개 종목 중 선광,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등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2차전지주 등 테마주 투자 열풍도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2차전지주인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고점인 82만원까지 오르며 과열 현상을 보이는 데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가 이달 중 조정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5월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적에 따라 해당 기업의 주가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데 증시가 약세장일 경우 주가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도 ‘셀 인 메이’ 가능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밟게 될 경우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0%에서 5.25%로 오르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셀 인 메이 가능성은 높지만 우려할 만한 매도 행렬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지만 주가가 오르는 등 지금을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투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매도보다는 유리한 투자 종목을 선택해 투자하는 방법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