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 최선호주...수익 다각화, WM, 주주환원정책 '강점'
퇴직연금, 해외영업에서도 두각...금융당국과 사이도 돈독히
신중한 신사업 검토로 '주가조작 사태' 논란 피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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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왼쪽)과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증권을 이끄는 최현만 회장의 ‘모범생’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올 상반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지만, 최 회장의 지휘 아래 오랜 기간 구축한 다각화된 수익구조, 자산관리(WM) 부문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주주환원성향도 올해까지 30%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달에는 최 회장이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퇴직연금사업자 중 가장 먼저 미래에셋증권을 찾은 점 역시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최 회장은 이달 예정된 금융감독원장의 해외출장에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 사업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 등 논란을 피하는데 성공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9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75% 하락한 수치다.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32.46% 감소한 217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실적 전망은 암울하지만,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증권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는 후하다.
다각화된 수익 구조, 업계 최고 수준의 자기자본과 WM·글로벌 영업 경쟁력이 오는 하반기부터 빛을 발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최 회장이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펼치는 주주환원정책도 긍정적인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 회계연도까지 현금배당 및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성향을 30% 이상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승인한 2022년도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미 지급한 배당금과 소각 예정인 자사주 총 금액은 약 2101억원인데, 이는 약 33%에 달하는 주주환원성향이다. 또한 최 회장은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미래에셋증권의 보통주 2만9000주를 매입해, 직접 주가 부양에 힘쓰기도 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사업다각화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주주환원정책에도 적극적"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을 증권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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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 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가운데 오른쪽)이 퇴직연금사업자 현장 방문 실시 후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하늘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금융당국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모범생’으로 꼽히는 것도 최 회장의 ‘7연임’ 리더십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에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복현 금감원장이 함께 미래에셋증권 본사를 방문, 퇴직연금사업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를 가졌다. 당시 금융업계에서는 은행·보험 등 상위 사업자를 제치고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을 방문한 것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다. 증권사는 오랫동안 퇴직연금 시장에서 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미래에셋증권이 올 1분기 우리은행을 제치며 퇴직연금 적립금 기준 전체 6위((20조9397억원)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1위부터 5위까지는 삼성생명,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이 꼽힌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작년 고용노동부 주관 퇴직연금사업자 평가에서 우수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복현 원장과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함께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오른다. 현지에 국내 금융사들의 역량과 시장제도를 소개하기 위한 자리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업계에서 독보적인 해외 영업 역량을 보이고, 금융당국도 올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진출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최 회장의 동행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뿐 아니라 다른 금융사 대표들도 함께 갈 예정"이라며 "현지 업체들에 국내 금융사와 당국 간의 관계를 직접 보여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증권가를 뒤흔든 ‘SG증권발 하한가 사태’에서 절묘하게 논란을 피해 간 것도 당국과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이 주가조작 수단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를 서비스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CFD 서비스는 한 때 증권사들의 신규 먹거리로 통하며 KB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자기자본 상위 대형사들이 앞다퉈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내부 리스크 관리 검토 과정에서 사업 진출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대형 사건인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태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이 논란을 피한 만큼, 리스크 관리에 일가견이 있는 것 같다"며 "큰 논란을 피하면서 퇴직연금, 해외사업 등 선진적인 사업은 선도하는 것이 금융당국에게는 이상적인 사업장으로 비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