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기획] "살기 좋고, 살고 싶고, 머무르는 경북 만들어 지방중심시대 이끌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05.22 07:00

지방화 시대를 여는 주역들…지방자치단체장 릴레이인터뷰 ①이철우 경상북도 지사



" ‘K-로컬 7대 프로젝트’가 핵심동력...교육·취업·주거·결혼·출산 등 청년 정주혁명"


에너지경제신문은 창간 34주년과 민선 8기 지방자치 시대 1주년을 맞아 ‘지방화시대를 여는 주역들’을 주제로 지방자치단체들의 인구소멸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 더 나아가 지방 중심시대를 열기 위한 지방화 전략과 성과를 조명하는 지방자치단체장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대담 : 정재우 경북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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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9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정 운영 철학과 민선8기 출범 1년 동안의 도정 성과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삽니다. 그래서 민선8기 비전을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로 정하고, 국정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경북이 주도하겠다는 일념으로 살기좋은 경북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방이 잘 살 수 있게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어 앞으로도 떠나지 않고 지방에서 계속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



―민선8기 자치단체장 취임 1년을 맞았는데, 지난 1년간의 소회는.

▲민선8기의 지난 1년은 대한민국 지방화시대 원년으로, 변화와 혁신을 도정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스마트산업단지, 연구개발특구, 규제자유특구 등 매머드급 국책사업들을 잇따라 유치하며 국비 확보 10조원 시대를 여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한해에 울릉군 인구와 맞먹는 청년들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나는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과감하게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지 않고는 균형발전을 이룰 수 없고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뜻을 당선인 시절 윤석열 대통령께 전달했고 대통령도 인수위에 직접 ‘균형발전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목표로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동시에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비수도권 지역의 현실을 알리고 지방화시대에 걸맞은 국정운영을 제안했다. 다행스럽게도 대통령의 지방화에 대한 의지가 강해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크다.


―지난 1년간 역점을 두고 추진한 업무는 무엇이며, 현재까지의 성과는.

▲지방 중심 시대를 열기 위한 지역정책사업 개발과 중앙정부의 제도와 정책을 바꾸는데 도정역량을 집중했다. 민선8기 출범과 동시에 ‘지방시대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지역으로 산업 재배치를 유도하기 위한 전기요금 차등제, 새로운 공동체를 위한 외국인 광역비자제도, 농업대전환 등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제도개선 과제들을 발굴해 국회와 정부 등을 대상으로 정책세일즈에 힘썼다.지역 개발의 걸림돌이던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시·도의 해제권한 위임면적 기준을 기존 30만㎡에서 100만㎡미만으로 확대한 것을 비롯해 시·군 부단체장 직급상향 등 지방권한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과제와 의제들을 건의해 실현시키고 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그 동안 시도되지 않았던 균형발전을 위한 산업생태계 모델도 ‘지방화시대 8대 과제’라는 이름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등교육 혁신기반 발전 생태계 △일 잘하는 지방정부 △클린에너지 슈퍼클러스터 △농업대전환+α △국민행복 안심사회 △지방시대 문화관광 혁명 △경북이 주도하는 존경받는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위한 초광역 교통망 구축 등이다. 이런 과제들을 실천하기 위해 ‘지방시대정책국’ 신설 등을 포함한 조직정비도 마쳤다.

많은 성과도 거뒀다.10년 넘게 끌어오던 영일만횡단대교 건설과 중부내륙선(문경∼상주∼김천) 철도건설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돼 설계에 들어갔다. 그간 원전 외에 별다른 산업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경북 동해안에 경주의 SMR국가산단과 울진의 원자력기반 수소생산 실증단지가 국가산업단지 최종후보지로 선정돼 글로벌 청정에너지 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민선7기의 히트정책인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는 5조원이 넘는 투자유치성과로 총리도 인정하는 규제자유특구 제도의 대표적인 모델로 자리잡았고 글로벌 혁신특구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4개의 규제자유특구를 보유한 혁신의 중심지라는 명성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성과 말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도청직원과 도민들께 드렸다는 게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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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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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년간 도정을 펼치면서 아쉬운 부분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가장 아쉬운 점은 중앙에서는 여전히 모든 통제권한과 관리권한을 중앙에 두려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들로 부동산, 보건·의료 등 곳곳에서 정책실패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에는 필수의료 확보를 위해 흉부외과와 외과의 진료수가를 각각 100%와 30% 인상했지만 지방을 고려하지 않은 책설계로 지방에 근무하던 전문의가 수도권 병원으로 대거 이직하면서 지방의 필수의료 인력 부족을 초래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부동산 세제와 금융 규제 완화로 지방의 미분양은 가속화됐고 부동산 시장 자금은 수도권으로 몰려들면서 투기의 온상이 됐다.

중앙정부의 정책수립 때는 수도권과 지방을 고려한 탄력적인 정책설계가 이뤄지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무엇보다 지방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자치재정,자치교육, 자치조직권을 과감히 시행해야 한다.


―도정과 현안은 무엇이며,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현안은 지방에서 미래세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안정적인 정주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일자리는 무엇보다 성장세에 있는 국가첨단전략산업들이 수도권이 아닌 지방으로 내려와야 한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그리고 원자력을 주력산업으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실트론(2조3000억원)과 LG이노텍(1조4000억원)의 통 큰 투자로 탄력을 받고 있는 구미의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과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 올해에만 5조원의 투자가 예정된 포항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요충지를 만드는데 전력투구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성과로 경북은 경주SMR, 울진 원자력수소, 안동바이오 등 경북이 추진 중인 국가산단에 날개를 달개 됐다. 한미 기업간 체결된 첨단산업분야, 청정에너지분야 업무협약이 경북도의 주요 전략산업과 관련돼 있어 반도체, 이차전지, 청정에너지 등 관련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관련산업들이 탄력 받들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청년의 정주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건축문화가 바뀌면 사람의 생활양식이 바뀐다. 천년건축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고 하회마을 인근에 시범마을을 만들어 지역사회 발전을 동력을 생산해 내는 혁신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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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상북도 지사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업무(사업)와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올해는 민선8기 도정이 본격 추진되는 해 인 만큼 ‘민생, 안전, 미래’에 도정의 역점을 두고 지방화시대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장 중요한 것은 민생안정이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금융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이자에 대한 차액을 보전해 주는 경영안정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소상공인들의 디지털 전환에도 힘쓰고 있다.

각종 재해와 재난으로부터의 도민 안전을 지키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재난에 대한 대응력 강화를 위해 초대형 산불진화 헬기 도입 등 대응역량을 키우고 재해예방시설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방의료원의 국립대병원 위탁, 경북형 완전 돌봄체계 구축 등 도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북의 미래를 준비하고 지방시대를 여는 일에 무엇보다 힘을 쓰고 있다. 대구·경북의 지도를 바꾸는 대역사인 통합신공항을 제대로 빨리 건설하고, 이차전지, 반도체, 원자력 등 지역의 강점을 살린 특화단지·국가산단 지정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메타버스를 포함한 첨단전략산업 육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고, 디지털혁신농업타운 조성, 스마트 농어업 등 농림어업 대전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북을 기회의 땅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지방화시대를 국정의 제1과제로 내걸었는데, 지난 1년간 정부의 지방화 정책을 평가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간 지방화시대를 위한 정부의 국정방향과 대통령의 의지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당선인 시절 대통령인수위로는 처음으로 지역균형발전특위를 만들어 공정·자율·희망에 기반한 지역균형발전을 주요국정과제로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선언했고 공식적인 석상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지방정부’로 칭하며 국정의 파트너로 동등하게 대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1년 동안 3번 개최된 중앙지방협력회의에 빠짐 없이 참석해 지역발전과 분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분권형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을 발의했다. 뿐만 아니라 기회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를 포함시켜 지역주도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젠 구체적인 성과와 결실을 맺을 때다. 지방화시대의 실행력을 견인할 지방시대위원회의 빠른 출범을 위해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


―중앙정부의 지방화정책에서 가장 잘 안되는 부분과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 대표적인 것이 자치조직권의 지방이양이다. 시도지사 만장일치로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상정한 안건이 부처 협의과정에서 보고안건으로 의결되지 못하고 TF운영으로 시간만 지체되고 있다. 지방정부의 운영을 위해 조직을 구성하고 인력을 채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한이 중앙정부에 의해 통제받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방의회에 의해 견제와 통제를 받는 것이 진정한 지방자치다.

시혜와 배분에 익숙한 중앙집권적 행정문화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부처 공무원들의 전향적인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는 국정을 기획하고 지방정부는 정책화하고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사무배분에 있어 철저히 보충성의 원칙이 지켜지면 된다.


― 진정한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 국가와 정치권에 하고 싶은 말씀은.

▲ 지방정부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중앙정부 주도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고, 수도권 집중에 따른 국민들의 경쟁을 완화해 국민행복시대를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는 과감히 권한을 지방으로 내려주고 국민들의 삶의 질을 일정 수준 동등하게 보장하는 강력한 균형발전 정책을 펴야한다. 정치권에서는 민생과 관련한 법안들에 대해서 정치쟁점화하거나 이슈화 해서는 안된다. 인구위주로 구성된 국회를 지역대표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대다수 선진국처럼 양원제나 지역균형 비례대표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 인구감소와 탈 지방화로 지역소멸 위기를 맡고 있는데, 경북도가 안고 있는 현재 상황은 어떻고 이에 대한 대응책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 지방은 인구감소라는 사회정책적 문제와 인구유출이라는 지역개발정책적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은 2017년부터 출생자수가 사망자수를 밑도는 자연감소로 전환됐고 생산가능인구도는 1999년 381만2000명에서 2047년엔 213만7000명으로 반토막 날 것으로 내다봤다.

경북은 지방화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경북만의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추진 중이다. 지방 정주혁명을 위한 ‘K-로컬 7대 프로젝트’로 교육지원혁명 ·취업지원혁명 ·주거지원혁명 ·결혼지원혁명 ·출산지원혁명 ·보육지원혁명 ·돌봄 지원 혁명으로 청년들의 지방요람에서 무덤까지 생애 전주기를 지원해 청년이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경북의 청년들이 서울과 같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경상북도, K-U시티’를 도내 22개 시군에 조성해 ‘K-로컬 7대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1시·군-1전략산업-1대학 연계로 지역의 청년들이 대학을 나와 지역기업에 취업해 지역에서 평생동안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


―지방화 시대와 관련해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경제가 성장하고 정치·행정이 고도화된 선진국은 출산율이 감소하고 완만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문턱에서 급격한 인구감소와 경제 저성장을 보이는 것이 문제다.

우리 지역 경북은 선조들은 민족의 위기 때 마다 지혜와 용기로 국난을 극복했다. 화랑정신으로 삼국을 통일하고 선비정신으로 의병을 일으켰으며 새마을 정신으로 폐허와 가난을 극복했다. 이제 지방화 시대는 경북이 주도한다는 정신으로 수도권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야한다. 경북 도민이 지방화 시대의 주역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약력 △67세 △경북 김천 △김천고 △경북대 수학교육학과 △경북대 교육학 명예박사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최고위원 △제18·19·20대 국회의원 △민선7기 경상북도지사 △민선8기 경상북도지사(현)△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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